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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가정부 '매니'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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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右)와 9개월 된 스피어스의 아들을 안고 있는 남성 보모 페리 테일러.[중앙포토]

"누구보다도 능숙하게 당신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드립니다.""육아는 물론 요리.청소.빨래 모두 맡겨만 주세요."

미국의 생활정보 사이트 '그레이그 리스트'에 오른 구직 남성들의 소개서다. 최근 미국에서는 남자 가정부를 고용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남자 가정부를 가리키는 매니(mann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남성(man)과 가정부.보모(nanny)를 합성한 것이다.

남성 가정부는 특히 지난해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26)가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28세 남성을 보모로 고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건장한 남성 보모가 스피어스의 9개월 된 아들을 안고 쇼핑하는 모습이 파파라치들의 사진에 찍히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여성 직종으로만 여겨온 가정부로 진출한 이들은 남성만의 경쟁력으로 수요를 키워나가고 있다. 뉴욕의 인력업체인 파빌리온 에이전시의 대표 클리프 그린하우스는 "특히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들이 남자 가정부를 선호한다"며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아이에게 남성의 역할 모델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늦둥이를 본 나이 많은 아빠들이 아이들과 축구를 하거나 대신 놀아줄 사람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요가 늘면서 가정부를 지원하는 남성도 점차 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인력공급 업체에 따르면 2001년 7000여 명의 가정부 지원자 중 4%에 불과했던 남성 비율이 2006년에는 8%로 두 배가 됐다. 두 명의 남자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일하는 마크 브리지는 "8년간 일했지만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남자 가정부를 고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남자 가정부(The manny)'라는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19일 보도했다. 이 소설은 뉴욕의 전문직 맞벌이 부부 가정에서 일하는 30세 남자 가정부가 주인공이다. 그는 바쁜 부모를 대신해 아홉 살 난 소년에게 아빠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것으로 그려진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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