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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10인분은 먹어야죠"|김정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19세의 어린 나이에 모래판에서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쥔 「소년전하장사」김정필(부산조흥금고).
김정필은 지난 2월 처음 프로무대에 발을 디딘 이후 9개월 동안 4차례의 천하장사에 거푸 오르면서 신인돌풍을 몰고 온 장본인이다. 김은 70년대 김성률(경남대교수).
80년대 이만기(인제대교수), 90년대 초반 강호동(전 일양약품·은퇴)에 이어 모래판의 확실한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29일 제1회 천하장사대회에서 우승한 후 대구시 대현동 집에서 휴식중인 김정필을 「스포츠 초대석」에서 만나봤다.
-프로 1년생으로서는 엄청난 성적을 올린 셈인데요.
▲제자신도 올해 성적에 대해서는 놀랍습니다. 지난2월 조흥금고에 입단해서 첫 대회인 설날 천하장사대회에서 김칠규(26·현대)형에게 패해 준우승, 그리고 4월 체급별장사대회 백두급에서 동료인 임용제(27)형에게 패해 1품에 그친 이후 한차례의 백두장사와 4차례의 천하장사대회 타이틀을 모두 차지했어요. 노련미를 앞세워 되치기가 능한 황대웅(삼익가구)형이나 임용제형 등이 까다로운 상대인데 체력들이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기술은 아직 다듬을 구석이 많으나 힘에서 제가 앞서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힘이 장사라고 소문이 났는데 특별한 식사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저는 삼겹살을 유달리 좋아합니다. 다른 고기도 잘 먹지만 삼겹살은 앉은자리에서 8∼10인분은 먹어야 양이 찹니다. 숙소에서도 꼭 이틀에 한번 꼴로 삼겹살요리를 해줘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조흥금고 선수단(선수11명)이 회식을 할 경우에는 꼭 정육점이 붙은 고기집에서 합니다. 그래야 고기가 떨어져도 금방 조달할 수 있지요. 회식비는 한번에 2백∼3백만원은 나옵니다. 저의 식사량은 보통사람들의 5배정도로 덩치(1m86㎝·1백56㎏)에 비해서는 그리 많이 먹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손상주(일양약품 트레이너)씨가 조사한 선수들의 체격테스트가 재미있던데요.
▲예, 팔뚝(52㎝)과 허벅지둘레(85㎝)에서 제가 1위로 나왔고요 가슴둘레에서는 성동춘(1백35㎝) 김대우(이상 삼익가구·1백34㎝)선수에 이어 제가 3위(1백31㎝)죠. 팀에서 건강 테스트중 재미있었던 것은 다른 선수들은 대개 몸통의 X레이 촬영시 4번을 찍는데 저는 등이 넓어 8번에 나누어 찍느라 촬영사가 고생을 했지요.
-이제 제법 얼굴도 알려진 스타대열에 들게됐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요.
▲좋은 점이 훨씬 많습니다. 대구 시내에서는 민속씨름에 들어온 이후 택시비를 낸 적이 없습니다.(차비를 내면 기사들이 『정필이는 대구의 자랑인데 택시비를 받을 수 없다』면서 극구 사양한다는 것. 또 다른 도시의 호텔 뷔페에 가면 눈치가 보이는데 대구에서만은 김은 물론 선수들에게 마음껏 뷔페 요리를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대구는 역시 씨름의 고장인가 봅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입니까.
▲이만기 선배가 갖고 있는 천하장사기록 10번을 돌파하고 20회 기록을 세우는 일입니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감독님(김병철)의 지시대로 성실하게 몸관리만 잘하면 최소 3년 정도는 무난히 정상을 지킬 것으로 봅니다.【대구=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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