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5반칙 퇴장 각별히 조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은 19일 중앙선관위 결정에 반발한 노무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충남 대전의 경선후보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강재섭 대표는 "선관위에서 네 번째 경고를 받은 노 대통령은 이제 '5반칙 퇴장'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선관위가 노 대통령이 '또' 위반했다고 결정한 데 대해 대통령이 '또' 반발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선거 중립 책무가 거추장스럽다면 스스로 대통령의 옷을 벗어라"고 공격했다.

노 대통령이 야당 후보들의 정책 검증을 통해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강 대표는 박재완 비서실장을 통해 "후보들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을 편들겠다는 대통령이 평가를 한다면 '자기 논에 물대기'밖에 더 되겠느냐"고 말했다. 나 대변인도 "노 대통령은 국책연구기관까지 총동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명박.박근혜 후보 캠프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명박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가기관을 언어 유희와 희롱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이래서야 어떻게 국가와 법의 권위가 서겠느냐"고 따졌다. 또 "노 대통령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며 "선거 중립을 선언하고 국정 마무리에나 전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도 "노 대통령은 '대통령 위에 국민이 있다'는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책연구기관을 동원해 야당 대선 후보의 정책에 흡집내기나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대선에 계속 개입한다면 결국 재임 중에 검찰에 고발되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대통령이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제발 자중자애(自重自愛)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궁욱.이종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