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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북핵·6자회담 등 한반도 문제 '해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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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접점을 찾지 못해 북한 핵 위기가 혼미한 상황으로 빠져들 때마다 한국과 미국 등 관련 국가들은 늘 그의 행보를 주목해야 했다. 중국 외교부 왕이(王毅)부부장(차관). 그는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중국 외교를 대변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텔레비전 스타를 뺨칠 정도의 미끈한 얼굴에 뒤로 빗어 넘긴 단정한 머리 스타일, 과묵하고 빈틈없는 그의 언행은 올해 한반도 주변 언론 매체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8월 7일 그의 북한 방문은 그달 27일 한국과 북한 및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모두 참여하는 역사적인 제1차 6자회담으로 이어졌다. 동북아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王부부장은 중국 측 수석대표로 나서 의장국의 회담 내용 요약 발표문에 대한 북한의 합의를 어렵사리 이끌어내는 등 활약했다.
중국 외교부의 부부장 여섯명 가운데 둘째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로 리자오싱(李肇星)부장을 포함하면 외교부 내 실질 서열은 3위다. 1953년생으로 비교적 젊지만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을 담당하면서 중국 외교 최대 현안의 하나인 북핵 문제의 주무 책임자로서 비중이 한껏 커져 있다.
베이징(北京) 출생으로 82년 외교부 아주국 직원으로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외교부 내에서 줄곧 아시아 업무를 담당하다 89년 일본 대사관 참사로 부임한 뒤 공사를 역임했다.
따라서 탕자쉬안(唐家璇) 전임 외교부장과 맥을 같이 하는 '일본통'에 속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 당국이 상당히 관심을 기울이는 한반도 핵 문제의 해결사로 나선 만큼 그의 정치적 입지는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장래 중국 외교를 짊어질 인물'이라며 장관 재목으로 손꼽기도 한다. 그가 6자회담을 주도하는 것은 중국 지도부가 그만큼 북핵 문제 해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 외모 덕분에 그의 중국 외교부 내 별명은 '솨이거(帥哥:멋진 남자)'. 하지만 매끈한 외모와 달리 그의 업무 태도는 '매섭다'는 평이다. 꼼꼼하게 일을 챙기고 끊임없이 확인하는 집요함 때문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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