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해외연구 싸고 '3色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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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마지막 도전, 우리는 끝까지 황우석 박사님과 함께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내 연구 재개가 최선입니다.”
“또 한번의 쇼가 될 것이다.”

중앙SUNDAY가 황우석 박사의 해외연구 추진을 단독보도(6월 10일자 1면)한 뒤 인터넷 공간에서 거센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화면은 황 박사를 지지하는 다음 카페의 게시판.
황 박사가 지난 8일 해외에서의 체세포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출국했다는 기사가 10일자 중앙SUNDAY 1면에 보도되자 인터넷에선 세 가지 반응이 엇갈렸다. 황 박사 지지자의 모임인 다음 카페 ‘아이 러브 황우석’ 자유게시판에는 황 박사 출국 사실이 알려진 10일 오전부터 회원들의 글이 폭주했다. 16일 오후까지 7일간 500여 건에 달했다.
찬성하는 쪽에선 황 박사가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국내의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

한 회원은 “결국 정부는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명예회복의 길은 연구성과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회원도 “전 세계가 줄기세포 전쟁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황 박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막다른 길에 몰린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부도 중요하지만 100%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50%, 10%라도 부여잡을 기회마저 놓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것”이라고 했다.

반대 쪽에선 해외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 수립에 성공할 경우 개발 수익이 나라 밖으로 유출될 것이란 입장이다. 황 박사팀이 특허권은 갖지만 미국 회사에 판매권을 내줘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황 박사팀의 외국행에 대해 “추후의 연구성과조차 이익이 되는 것은 전부 미국으로 귀속되는 그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국내 연구 승인’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10일부터 인터넷의 ‘네티즌 청원’ 사이트를 통해 ‘황우석 박사를 외국으로 떠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문패 아래 연구 승인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생물학정보 사이트 ‘브릭’ 게시판에서는 황 박사팀의 해외 연구에 냉소적인 반응이 많다. “뛰어난 성과가 될지, 또 다른 세계적 사기극이 될지 누가 알까나?” “불쌍한 사람들 선동하지 말고, 해외에서 조용히 사기를 치든 연구를 하든 말리는 사람 없다.”

한편 황 박사는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18일께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 인사는 “황 박사가 귀국하면 앞으로 어떻게 연구를 진행할지에 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황 박사가 있는 경기도 용인의 ‘수암생명과학연구원’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황 박사 행적에 관한 물음에 “모른다”고만 답했다.

13차 공판에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조작 의혹을 MBC ‘PD수첩’에 알렸던 ‘제보자 K씨’가 출석한다.

권석천 기자 [sc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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