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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joins.com] 한지공예 매력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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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말 한지를 재료로 만들었느냐며 한지의 '능력'에 감탄하는 이웃 블로거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10년째 한지로 그림과 인형을 만들어온 조인스 블로거 박은숙(44.blog.joins.com/dakart)씨는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얻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네티즌과 교감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아이디어와 조언을 아낌없이 주는 블로거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한지 인형은 철사로 뼈대를 만든 뒤 밀가루로 쑨 풀을 한지에 바르고 그것을 조금씩 찢어 붙여 만든다. 박씨는 "처음에는 태아 형태처럼 보이다가, 완성되면 사람 형태로 만들어지는 게 인간이 태어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한지 인형은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한지 그림은 두방지나 캔버스 위에 한지를 찢고 다듬어 역시 밀가루로 엷게 쑨 풀을 발라가며 그린다. 한지 두께를 조절해 수채화나 유화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 한지 고유의 질감을 살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가 한지 그림.인형 전문가가 된 것은 1998년 우연히 찾아간 전시회에서 닥종이 인형을 본 게 계기다. 박씨는 당시 인형의 표정이 가슴에 확 와 닿았단다.

그는 "한지의 고운 색감과 보풀이 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작품들을 만들면서 깊은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99년 한국증권업협회가 주최한 공예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지난 4월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입상하는 등 공모전과 전시회에 꾸준히 작품을 내놓고 있다.

박씨는 좀처럼 만족할 줄 모르는 완벽주의자라는 평을 듣곤 한다. 실제로 밤새워 가며 몇 달씩 만든 인형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곱 차례나 자루에 담아 버리기도 했다. 그는 "표현력과 완성도가 마음에 내키지 않아 작품에서 뿌듯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12일 수정한지그림연구회 소속 회원들과 공동으로 개최한 '제13회 한국수정한지그림전'에서 한지 그림인 '희망'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중앙일보 영상부문 안성식 기자의 블로그에서 본 사진(일출 때 날고 있는 기러기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블로거들은 "이미지가 아이의 눈동자에 맺힌 영상처럼 다가온다"(닉네임.흐르는 물)거나 "푸근해 보인다"(은하수)는 댓글을 올렸다.

박씨는 "한지 그림과 한지 인형은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다"며 "한지 그림과 한지 인형 작업에 빠지면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활동과 관련해 그는 "인간 내면 세계를 인형의 표정과 동작으로 표현하고, 우리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다"며 "한지 그림과 한지 인형이 전승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목공예를 배우고 있는 박씨는 앞으로 짚풀 공예와 우리옷 만들기로 작품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박씨는 조인스 블로그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가진 블로거가 많은 데다 삶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주류'를 형성해 안정되고 평온한 분위기를 준다"며 "가끔 의견 충돌이 있긴 하지만 현명하고 노련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고 평가했다.

조인스닷컴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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