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대전 봄·가을 분리 안 반대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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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학연·인맥에 따른 정실심사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대한민국 미술대전」의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공청회가 지난달 31일 예총 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박광진)가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 김영중씨(조각가·연희조형관 관장)는 보수적인 작품과 전위(실험)적 작품으로 나눠 봄·가을로 분리 개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미협 집행부 안을 설명했다. 집행부 안은 이밖에 ▲대상 상금을 외국에서 최소 3개월 이상 머무를 수 있는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고 ▲상의 명칭을 특성이 뚜렷이 드러날 수 있도록 바꾸며 ▲미술대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기성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는 제도의 신설 등을 담고 있다.
김씨와 함께 이날 공청회의 주제발표를 받은 김복영씨(홍익대 교수·미술평론가)는『보수와 전위로 구분하는 것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아카데미즘화 된 영역과 아직도 실험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영역으로 나누어서 출품토록 하되 전시만은 동시에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미술대전 수상작가 초대전은 3∼5년 단위로 별도 개최하는 것이 신인 등용문으로서의 미술대전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기성작가의 의욕을 북돋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찬반토론에 참가한 미술계 인사가운데는 보수와전위로 나눠 봄·가을로 분리 실시하자는 안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전 한남대 모 교수는『연중 1회 실시하는 미술대전으로도 지방대학의 미술교육이 파행현상을 보이는데 봄·가을 2회로 늘어나면 지방대학의 미술교육은 황폐화 될 것이 뻔하다』고 분리실시를 반대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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