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정원식/“우리당 대선전략”… 3당 선대위장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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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혁·안정” 공명선거로 심판
정원식 민자당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오전 『개인적인 번민이 많았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이 자리를 맡았다』고 취임일성을 내놓았다.
정 위원장은 선대위 현판식을 마친뒤 김영삼총재실 바로 옆에 마련된 새 사무실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백만대군」이라고 한 김 총재에게 『신실성으로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고 말했다.
­수락까지 고민을 많이 하셨다는데요.
『지난 1주일은 내 생애에서 가장 번민스런 시간이어습니다. 공직에 있었지만 나는 내 자신을 정치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낯선 정치집단과 일한다는게 불안했고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생애 꼭 남겨야할 책이 3권 있다고 생각합니다. 총리를 그만두고는 그 일에 몰두하려고 했는데…. 1년4개월 총리를 하면서 몸과 마음도 무척 피곤해서 쉬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맡게 됐습니까.
『민자당은 집권당이었으므로 당정협의과정에서 나는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당이 내적으로 동요가 심해 정치불안으로 이어지고 국민들도 불안해하는걸 보고 가슴아팠습니다. 내가 들어오면 당이 안정될 수 있다는 김 총재의 간곡한 요청에 마음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정 전총리가 민자당에 들어감으로써 「중립」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두가지 이유로 나는 중립이 지켜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첫째,노태우대통령이 탈당으로 강한 「중립」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행정조직에 이 의지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둘째,총리하던 사람이 바로 여당에 왔으니 관권선거할 것이란 우려가 있겠지만 이제는 국민의식이 향상돼 관권선거 같은게 통하질 않습니다. 공직사회에도 먹혀들지 않습니다. 내 의도로만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여건이 그렇게 되어있으니 공명선거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선대위장 수락이 이득입니까,손해입니까.
『개인적으로는 손해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와 나라의 안정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작년 5월 총리를 맡을 때 거리마다 화염병이 난무하는 등 사회상이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그때 나는 총리재임기간중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김 총재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동안 오랜 당정협의를 통해 김 총재와 꽤 많은 접촉이 있었습니다. 김 총재는 신뢰감을 줍니다. 그의 신실성에 대해 깊은 감동을 가지고 있고 그런 점도 이번 결정에 일조했습니다.』
­본격적인 정치인으로 출발했다고 봐도 됩니까.
『판단을 유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대선승리에 자신할 수 있습니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 총재와 선대위 부위원장들이 모두 뭉쳐있고 민자당은 강해질 것입니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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