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판결 나오기 전이라도 적당한 인수자 있으면 매각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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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론스타는 이 같은 입장에 따라 그동안 국내외 기업들과 접촉해 매각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10일 미국 뉴욕에서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의 위법성 논란에 대한 법원의 판결 이전에도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레이켄 회장은 "현재 매각 절차가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다"라며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국민은행과의 매각 계약 파기 이후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관심을 보여 상의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협상이 중단된 상태"라며 "다른 많은 곳과도 협상을 했으나 구체적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매각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최선의 인수자를 만나면 팔 것"이라며 "(조건이 맞으면) 연내 매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매각 시기가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당시 위법성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 "우리는 항상 법을 준수하면서 투자했지만 글로 쓰이지 않은 '정서법(culture law)'을 어기는 실수를 범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며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매각 후 한국 탈출설에 대해선 "(매각 후에도) 한국 사무실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에 남아 투자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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