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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급급 중국 권부/사회개혁보단 「부업」 재미에 열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군·경찰 등 호텔서 세탁소까지 경영/여성연맹선 「러」 미녀 고용 매춘도
중국 정부 각급 기관과 공산당조직 및 고위간부들이 「부업」을 통한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으며,이들중 상당수는 돈벌이에 집착한 나머지 매춘과 같은 불법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서방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인민해방군과 중국 해군 등 군부를 비롯,국가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보위대와 경찰조직인 공안국·중국공산당 중앙당학교·국가통계국·중국여성연맹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기관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상해시 등 일부 도시들도 부업을 통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서방 언론들이 중국에 일고 있는 부업열풍을 소개한 것이다.
인민해방군은 북경에서 최고급 호텔로 평가되고 있는 팰리스 호텔을 경영하고 있고,해군 역시 호화시설을 갖춘 아시아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팰리스 호텔은 대리석으로 된 계단과 분수,대규모 실내수용장을 비롯해 귀빈들을 위해 최고급 승용차로 꼽히는 롤스로이스 두대를 상시 대기시키고 있을 만큼 가장 호화스러운 호텔로 정평이 나 있다.
아시아호텔은 호텔측이 해군 소유설을 부인하고 있으나,중국 관리들은 해군과 국가보위대의 공동소유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중국내 각종 정보수집활동과 첩보활동을 전담하고 있는 국가보위대는 아시아호텔외에도 수출입 업무를 대행하는 무역회사 「싱화」 법인을 운영하고 있고,외국기업들에 현지 인력을 알선·제공하는 중계업에도 간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경에 제과점과 드라이클리닝 전문세탁소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경찰인 공안국도 수익성이 높은 부업에 열중하고 있다.
공안국은 북경에 두곳의 직영상점을 설치,방탄조끼와 워키토키,네종류의 손수건과 여섯종류의 가축몰이용 전자봉 등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여성연맹이 하고 있는 부업은 가장 충격적이다.
중국 여성을 보호하고 공산주의 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설립된 여성연맹은 현재 광주에서 호텔을 경영하고 있다. 이 호텔은 여성안마사를 특별채용해 호텔투숙 남성들에게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남성들을 대상으로 매춘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호텔은 최근 러시아 미녀 8명을 안마사로 특별채용하는 등 매춘행위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공산당 중앙학교도 부수입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앙당학교는 올해초 북경에서 과일상점을 개설·운영했으며,올여름에는 당정치국원들이 강경파들을 비난하는 비밀연설 내용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개당 22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중국에 관한 각종 통계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통계국은 통계자료를 알려주는 대가로 건당 25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상해시 시당국 취재를 원하는 외국기자들에게 고액의 「취재비」를 부과하고 있다.
고위관료들도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한 돈벌이에 혈안이 돼있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을 움직이는 8대 장노중 1인인 보이보(박일파)는 출간을 원하는 책자에 자신이 서명해 주는 대가로 1백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출판물에 대한 검열이 엄격한 현실에서 사상적으로 위험한 책자를 발간하려 할 때 그의 친필사인은 사실상 출판허가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출판허가를 비롯,상점·기업 개설을 위해 부총리급의 사전허가를 따내는 데는 1백달러에서 1천달러가 소요되며,이를 전문 알선하는 브로커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고실력자 덩샤오핑(등소평)이 개혁·개방의 심화확대를 위해 당정 관료들은 보수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하며,그것은 곧 자신이 속한 조직이 이익을 남기느냐의 여부에 의해 판가름난다는 지시에 따라 급속도로 확산된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혁·개방에 편승한 중국 정부기관·군·고위관료들의 부업열풍을 볼때 이제 중국의 공산주의는 한낱 장식품으로 전락한 느낌이다.<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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