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습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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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34세의 가정주부다. 집안 일을 많이 하는 편이라 손가락에 주부 습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물을 만지는 것에만 주의하면 얼마 있지 않아 증세가 없어졌다.
그런데 6개월전부터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발라보고 고무장갑도 끼면서 주의했으나 증세가 좋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2주전부터는 손가락 전체로 퍼지면서 연고를 바르기만 하면 증세가 더욱 악화된다.
(답)주부 습진은 물을 많이 만지거나 비누·세제 등을 많이 쓰는 주부들에게 흔히 나타난다고 해 병명이 붙여진 것으로 보통 때는 멀쩡하다가도 비누나 물을 만지게 되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물을 만지는 것을 피하거나 주의하면 증세가 호전되지만 다시 물을 만지면 금방 재발하는 귀찮은 피부 질환이다.
특히 발생 부위가 손이라 외출때 함부로 손을 내놓기도 부끄럽게 된다.
증상은 손가락 끝이 건조해지고 붉게 되는 것으로 시작, 껍질이 일어나며 피부가 갈라지기까지 한다. 심하면 질문자처럼 손가락 전체로 퍼지고 손바닥에까지 번진다.
주부 습진은 반드시 주부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주방장·바텐더·의사 등 물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있다.
주부 습진은 물·세제가 중요한 원인이지만 마늘·양파·오렌지·무·치즈 등과 같이 피부에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거나 자극을 주는 음식물로도 나타난다.
이밖에 고기류등 단백질 성분이나 고무장갑·플래스틱·니켈 제품 등도 주부 습진원인으로 든다.
질문자의 경우 고무장갑을 끼었는데도 호전되지 않고 2주전부터 오히려 손 전체로 번지고 연고를 바르면 증세가 더욱 악화됐다는 것은 고무장갑 자체가 피부염을 일으키고 습기찬 피부가 더욱 짓무르게돼 주부 습진을 악화시킨 것이다.
또 약해지고 벗겨진 피부에 주부 습진약인 부신피질연고를 계속 바를 경우 오히려 무좀등다른 곳의 곰팡이균이 쉽게 감염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부 습진 원인을 찾아내 되도록 피하고 고무장갑을 사용하더라도 면장갑을 먼저 끼는등 주의한다. 곰팡이균에 감염됐다면 반드시 항진균제를 사용하고, 심하다고 생각되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도움말 박윤기 교수<연세대의대·피부과>) <정리=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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