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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웹 2.0시대, 온라인은 홀로 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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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웹 2.0 시대에 온라인은 하나의 독립적 생태계를 이룹니다. 온라인을 오프라인의 보조 수단으로 인식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최근 방한한 로널드 니콜(53.사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정보통신 부문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미래 기업의 전략에 관한 조언을 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보완하고 지원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웹과 모바일을 활용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야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웹2.0 환경에 맞는 새로운 판을 짤 수 있게 업무 방식과 조직을 바꾸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 생태계'란 구체적으로 뭘까. 그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예시했다. "온라인 매장에서 사용자가 직접 운동화를 디자인할 수 있고, 운동화에 아이팟을 연결해 음악을 다운받아 들을 수도 있어요. 동호인들이 함께 운동하거나 정보를 주고 받는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의 개념을 '매장 없는 온라인 쇼핑몰'정도로 볼 게 아니라 웹 자체를 목적이자 완결된 서비스로 간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웹2.0의 특징은 인터넷이 커뮤니티를 끌어 안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콘텐트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에 참여해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은 통신 기술과 온라인 게임 같은 디지털 분야를 선도하기 때문에 웹2.0 시대에 앞서 나갈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니콜 회장은 해군 장교 출신으로 글로벌 컨설팅회사 최고경영진에 올랐다.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냉전이 최고조에 이른 1970~80년대에 7년간 핵잠수함에서 근무했다. 한 번 승선하면 80일 가까이 잠수하고, 언제라도 적에게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채비를 갖춰야 하는 냉전의 최전방이었다. 탈냉전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방위산업체를 거쳐 듀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BCG로 옮겨 20년째 일하고 있다. 니콜 회장은 "군사가 아닌 경제가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이 되면서 내 임무도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이 경제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돕는 걸 임무로 삼게 됐다"는 것이다. BCG는 38개국, 64개 사무소에서 3500여 명의 경영 컨설턴트를 뒀다.

글= 박현영 기자

사진=이코노미스트 안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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