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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크리스티나·카니 정 소위, 공사 졸업…아버지 꿈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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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뤄준 두 딸이 눈물겹도록 자랑스럽습니다."

한인 쌍둥이 자매가 공군사관학교를 동시에 졸업해 화제다. 주인공은 부에나파크 출신 크리스티나 정(22)소위와 카니 정 소위.

지난 30일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졸업식을 통해 함께 임관해 공군 장교로 첫 발을 내딛었다. 4년전 함께 입학한 동료 생도 1300여명 가운데 977명만 소위 계급장을 받을 정도로 힘든 여정이었다.

사이프러스 명문 고교인 옥스포드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들 자매가 나란히 공군사관학교를 지망하게 된 데에는 아버지 제임스 정(62)씨의 영향이 컸다.

지난 1974년 이민 온 정씨는 노드롭그루먼에서 25년간 근무하며 F-18전투기의 연료계통 개발.정비를 주도한 항공 전문가.

청년시절 전투기 조종사를 희망했지만 작은 키 때문에 포기한 경험을 간직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아빠가 만든 비행기를 보면서 언니 동생 할 것 없이 같은 꿈을 키우게 됐어요. 무슨 직업을 갖더라도 비행기와 관계된 일일 거라고 생각했죠. 공군사관학교에 가는 것이 자연스러웠어요."

델라웨어주에서 군수계약 업무를 담당하게 될 언니 크리스티나씨의 설명이다.

동생 카니씨는 뉴욕의 공군 의과대학에 진학해 군의관 수업을 받는다.

동기 생도들 가운데 아시아계를 통틀어 30명에 못미칠 정도로 백인 생도가 대부분인 공군사관학교에서 이들 쌍둥이는 4년 내내 주목의 대상이었다.

똑같은 외모 때문에 자매끼리 비교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같은 부담감 속에서도 이들은 경영학과 생물학을 각각 전공하면서 늘 학업성적 상위권을 유지했다.

또 야전 생존술을 비롯 남자 생도와 구별없이 진행되는 체력훈련 부문에서도 이들은 탁월한 운동 능력을 과시하며 동료 생도들을 이끌었다.

자매의 운동능력은 한국에서 청소년 대표를 지내고 상업은행에서 활약한 농구선수 출신 어머니 그레이스 정(53.한국명 함정숙)씨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크리스티나씨는 앞으로 군생활을 통해 중국과 일본 등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 교류 전문가가 되고 카니씨는 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싶단다. [USA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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