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가단체-내용-관객 "3박자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제1회 전국무용제」결산>
지역 무용인들의 창작의욕 고취를 내걸고 올해 처음 실시됐던 제1회 전국무용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1일 시상식을 끝으로 9일간에 걸친 축제 한마당을 마감했다. 83년 전국연극제가 창설된 데 이어 공연부문에서 두 번째로 마련된 전국무용제는 지방무용단체들의 참여·작품내용·관객동원 등 대회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세 요소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결실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14개 시·도에서 고루 참여한 이번 전국무용제에서 영예의 최우수상(대통령상·상금7백만원)은 현대무용부문의 대구 주연희 무용단의 『백두기둥』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무용단 대표이기도 한 주연회씨가 개인상부문의 안무상(부산직할시장상·상금1백만원)과 연기상(문예진흥원장상·상금1백만원)을 휩쓸기도 했다.
우수상(상금 각3백만원)은 한국무용부문에서 부산 김은이무용단의 『바람의 넋』(내무부장관상), 충북 새암무용단(대표 박재희)의 『종이 무덤』(문화부장관상)이 나란치 차지했다.
장려상(상금 각2백만원)은 제주 제주무용단(단장 이창훈)의 『바람곶, 바람떼』(부산직할시장상), 충남 박경숙 발레단의 『탕아』(문예진흥원장상), 경기 성남무용단(단장 정금란)의 『학의 노래』(무용협회이사장상), 강원 유옥재 무용단의 『아라이, 아라』(중소기업은행장상)가 수상했다.
개인상부문의 연기상은 주연희씨 외에 김은이·문정근(전북무용단)·유옥재씨가 함께 수상했다. 무용협회이사장이 수여하는 미술상(상금 1백만원)은 김성만씨(김은이 무용단)가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차지한 세 작품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여서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무척 힘들었다』고 말함으로써 일부작품의 심한 격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작품수준이 기대를 웃돌았음을 시사했다.
이번 전국무용제를 통해 대회관계자들을 가장 놀라게 했던 것은 강원도와 제주도의 참가단.
참가작은 원래 지역별 예선을 거쳐 선정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대회 개막을 불과 3개월여 남겨두고 개최가 확정되는 바람에 시간이 촉박, 부산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각 지역 무용인들이 자율적으로 참여단체를 결정했었다.
이 과정에서 무용의 불모지로 알려진 강원도와 제주도에서도 참여하게 됐으며 특히 강원도의 경우 이번 전국무용제를 계기로 민간 무용단이 생길 정도로 초보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뜬히 수상권에 진입함으로써 「비장의 실력」을 발휘했던 것.
일부 구청에서 동원한 인력들도 없진 않았지만 전국무용제 기간중 1천2백석 규모의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이 거의 관객들로 메워졌고, 특히 고교생을 비롯한 청소년층과 대학생들의 호응이 높아 부산지역의 무용관객 저변확대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