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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재용기자의행복염금술] 실험으로 입증한 분산투자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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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포트폴리오는 원래 이탈리아 말이다.'서류를 끼우는 홀더'라는 뜻이라고 한다.요즘 재테크 용어사전엔 '투자 분산'으로 돼있다.분산 투자의 가장 큰 목적은 위험 회피다.수익이 정해진 저축과 달리 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위험 감수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부문 위험 전문가로 꼽히는 교보증권 김중구CRO(최고위험관리자)도 "위험관리가 부와 행복을 결정한다"고 단언한다.미래에 닥칠 위험을 얼마 만큼 잘 분산시키고 회피하느냐도 돈을 버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재테크 전문가인 최승욱씨('부자들의 배팅 투자법'저자)도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은 수익성이 높은 상품에 분산 투자하고 반복적으로 자본을 굴려야한다"고 말한다.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사실 돌다리도 두드려 보듯 신중하고 여러 곳에 투자처를 꼼꼼하게 나누는 일 자체가 성가시고 성에 안차는 일일 수도 있다.

분산 투자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이들도 적지 않다.이와 관련 삼성증권이 얼마전 재미있는 모의 실험을 했다.매년 1만달러씩 20년간 투자한다고 치고 이른바 '몰빵투자'와 분산 투자한 결과 훗날 어느 쪽의 이익이 더 큰 지를 따져 본 것이다.이론적으로만 설명되던 분산 투자의 효과를 실체적으로 밝혀 보려는 시도다.투자 대상은 미국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가 선정한 8개 펀드로 정했다.

실험은 세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먼저 전년도에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펀드에만 투자하는 이른바 '1등 추종 몰빵 투자',반대로 전년도 최저 수익률을 올린 자산에만 몽땅 투자하는 이른바 '청개구리 투자'가 두번째 방식이다.마지막은 과거 수익률을 따지지 않고 8개 펀드에 똑같이 분산 투자하는 형태다.그럼 투자 성적은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가장 많은 수익을 낸 방법은 세번째인 분산 투자로, 연평균 9.39%의 수익을 돌려줬다. 두번째는 1등만을 쫓아가는 몰빵 투자(연 평균 8.1%)였다.청개구리식 투자는 7.29%로 가장 저조했다.물론 모의 실험이긴 하지만 분산 투자가 몰빵식 투자보다 수익을 내는 측면에선 더 효과적임이 증명된 셈이다.미래에셋 강창희 투자연구소장은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나이와 재산 상태,가족 상황,그리고 투자 성향을 잘 따져보고 짜야 한다"고 말한다.참고로 위험도가 낮은 펀드를 순서대로 열거해 보면 머니마켓펀드(MMF),국내 채권형펀드, 해외채권형펀드,국내주식형펀드,해외주식형펀드 순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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