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준 맴도는 전국과학전람회 "국민참여"취지 못살려 &7출품수 매년줄고 대학생·발명가 외면|포상확대·진학특전 등 제도 손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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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기처 주최, 국립중앙과학관주관으로 매년 열리고 있는 전국과학전람회를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과학기술진흥과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위한 풍토조성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과학전은 올해가 38회로 16일 대전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막, 대통령상 수상작을 비롯한 2백89점의 입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과학전은 정부가 주최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과학기술분야 전람회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초·중·고 학생과 교사만의「교육과학전」수준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선전 출품수에서나 참여폭이 매년 줄어들고 있어 개최취지에 맞는「전국전」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과감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많다.
우선 출품수를 보면 지난 88년(34회)예선 출품이 4천5백2점이던 것이 89년 3천9백여점, 91년 3천7백여점으로 줄었고 올해는 3천2백여점으로 4년사이 약30%나 감소했다.
특히 서울 소재 학교의 참여나 작품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89년 지방본선 출품수의 경우 서울지역이 전체의 33%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7%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과학전은 서울에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그대신 경남·경북·부상이 최근 3년간 매년 1∼3위를 차지해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과거에는 소위 명문고교에서 상위입선작품이 많았으나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그대신 과학고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나 올해의 경우 상위 4개상 가운데 세 작품을 차지했다.
과학전은 또 대학생이나 대학 교수·현장기술자 등 일반인으로부터도 철저히 외면당하고있다. 초기에는 개인발명가나 대학교수가 대상을 받을 정도로 일반인의 참여가 많았으나 80년대 들어 현저히 줄어 올해는 겨우 2명만이 출품했을 뿐이다.
작품의 수준면에서 볼 때도『예년에 비해 질이 향상됐다』는 매년 되풀이 되는 심사평과는 달리 전체적으로는 대동소이 하다는게 중론이다. 『물론 일부 수상작 가운데는 창의성과실용성면에서 뛰어난 작품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거의 작품과 비슷하거나 마지못해 출품한 것도 수두룩하다』는 어느 심사위원의 귀띔도 있었다.
과학전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상금과 상수를 대폭 늘리고 국무총리상 이상 수상작을 낸 학생에게는 그들의 과학적 소질을 계속 키워주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상금규모는 총 7천4백만원으로 대통령상(상금 5백만원)과 국무총리상(3백만원)이 각 2점, 특상(40만원)과 우수상(25만원) 각 50여점으로 돼 있으나 6개 부문(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농림수산·공업)마다 총리상(이 가운데 하나는 대통령상)을 주고 상금도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한영성 국립중앙과학관장은『총리상 이상 수상학생에게는 체육이나 예술분야처럼 대학진학에 특기자 혜택을 줘야하며 교원들에게도 그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보다 많은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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