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경제인의 눈〉자딘 플레밍 증권사 지점장 스마일리 "투기성 주식투자 많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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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부터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영국계 자딘플레밍증권사 서울지점장인 필립 스마일리씨는 한국증권시장의 현실이 영국· 홍콩과는 많이 다른데 놀란 적이 있다.
그는 우선 『한국의 증권시장 역사가 짧고 최근 전환기에 들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증권투자자들 중에는 증권투자를 마치 「투기」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는 오름세·내림세가 반복되게 마련인데 일부 한국증권투자자들은 오름세만 예상하는지 한번에 큰 이익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일리씨는 『증권투자는 기업의 경영상태· 주가수익률· 발전성등 기본요소를 면밀히 살핀 뒤 가장 유망한 주식을 사는 것이 기본인데 한국에서는 소문·언론보도등이 증권투자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며 『이는 한국증권투자 방식에 투기성향이 남아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증시 규모가 아직은 크지 않아 단기차익을 노린 일부 「큰손」 들이 「장난」치고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여기에는 정확한 자기판단 없이 시세와 분위기에 움직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것도 한 이유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또 『증시는 순수한 자유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증시부양책은 증시기본원리와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영국에서는 정부가 증권시장 안에까지 들어와 인위적 부양책을 쓰는 일은 없으며 대신 정부의 주요임무는 소액투자자를 「큰손의 장난」으로부터 보호하는등 증권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감독하고 조절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위적 부양책은 투자자들의 정상적인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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