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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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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콩볶듯 터지는 총성에 사격장과 불과 12m도로를 사이에 두고 들어선 광덕아파트 등 1백여 가구 주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2중 창문을 걸어 잠근다 .
어린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 앞 빈터 등에서 산책하던 7∼8명의 주부들은 소나기를 피하듯 허겁지겁 집안으로 대피한다.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실시되는 사격훈련으로 극심한 소음공해에 시달리는 경찰종합학교 사격훈련장 주변마을의 풍경이다.
사격장 소음에 시달리는 사격장 주변 5천여 가구 주민들은 최근 시흥시발전추진위원회(위원장 이병주)를 구성, 경기도·경찰청·각 정당·정부 등에 사격장이전 등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이 사격장은 시흥시가 95년 완공을 목표로 개발중인 「은행택지개발지역」에 인접해있어 은행지구 주민입주가 본격화 될 경우 사격장소음공해는 집단민원을 야기 시킬 최대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사격장=경찰청이 지난56년 은행동산25 일대에 설치한 사격장부지는 총2만3천여 평.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재직경찰관이나 신임경찰관들이 사격훈련을 받고 있다.
사격장부근 은행동은 3∼4년 전까지만 해도 시흥 중심가에서 가장 변두리지역에 속했으나 89년 시흥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개발붐이 일어 주거 밀집지역으로 변모했으며 시흥시는 은행동 일대를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지난4월부터 5천6백가구분의 아파트를 짓고 있다..
◇주민피해=사격장에서 매일 터지는 총성 때문에 젖먹이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등 소음 피해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유탄까지 주택가로 날아들어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
주민들에 따르면 90년8월5일 사격장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대야동335중국음식점 남경루에 유탄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식사 중이던 손님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또 같은 해 3월7일 대야동447의13 비디오테이프전문점인 신비디오타운 (대표 김용수·여·37) 에 알루미늄셔터와 유리창을 뚫고 유탄이 날아드는 등 그 동안 십여 차례에 걸쳐 주택가로 유탄이 날아와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문제점=사격장소음은 은행동에 사격훈련장이 들어선 56년 이후 계속 집단민원의 대상이 돼왔으나 시흥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은행동일대 주택신축을 계속 허용해온 데다 최근에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대규모 아파트건립사업까지 벌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시흥시는 주민 진정이 잇따르자 택지개발지구 지정이후인 91년 하반기에야 뒤늦게 5곳의 사격장이전부지를 물색, 경찰종합학교측에 이전을 요구하고있으나 학교측은 『후보지 5곳의 위치와 규모가 사격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이유를 들어 협의에 불응하고 있어 주민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 정찬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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