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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3루수|미 셰필드 3관왕 대야망 타율, 타점, 홈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야구의 본고장 미국 프로무대에서 오랜만에 타자의 최고영예인 타격 3관왕이 탄생할 듯 해 야구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의 난폭자」로 불리는 내셔널 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3루수 개리셰필드(23).
셰필드는 17일 현재 타율1위(0·333) 홈런2위(31개·1위는 34)개 타점2위(95점·1위는 1백점) 에 랭크된데다 최근 상승세까지 타고 있어 타격3관왕 획득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타격 3관왕이란 타율·홈런·타점타이틀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그야말로 최고의 타자만이 누릴 수 있는 영예.
1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야구에서도 아메리칸리그의 칼 야스트렉스키(보스턴 레드삭스)가 지난 67년 마지막으로 3관왕에 오른 후 25년동안 이 영광을 차지한 타자가 한명도 없다.
그리고 내셔널리그에서는 지난37년 조 매드윅 이래 55년동안 3관왕이 출현하지 않았다. 69년 윌리매코비, 72년 딕 앨런, 77년 조지 포스터, 78년 짐라이스, 81년 마이크 슈미트 등 내로라 하는 강타자들이 타격 3관왕에 도전했으나 모두 2관왕에 그치고 말았다.
셰필드가 특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올들어 팀을 이적하면서 갑자기 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되었기 때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셰필드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격수에서 3루수로 밀려나는 등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지 못해 선수로서 낯을 발휘하지 못하고 급기야 올해 이적되는 수모를 당해야했다.
지난89년 셰필드는 발에 이상이 생겨 팀 의사에게 보였으나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오히려 꾀를 피운다는 이유로 마이너리그로 전출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비로 정밀검사를 받아 뼈가 부러진 사실을 확인한 후 그 누구도 믿지 않게 되었다.
셰필드는 타석에 들어서면 미친 듯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빈볼이라도 나오면 배트를 들고 마운드로 달려가 투수들을 두들겨 패는 바람에 말썽을 일으켜 유명(?)해지기도 했다.
셰필드의 이같은 난폭성은 현재 사이영상 수상자이며 뉴욕 메츠의 에이스인 드와이트 구든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셰필드는 6세 때 고향인 플로리다 템피에서 네살위인 삼촌 구든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구든은 셰필드가 꾀를 부릴 틈을 안주고 이른 아침부터 침대에서 끌어내 자신의 볼을 받도록 했으며 거절할 경우 가차없이 두들겨 팼다.
셰필드는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든의 빠르고 무서운 투구를 받아줘야 했으며 성장해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방망이를 마구 휘둘러대는 마구잡이식 타법을 구사, 파드리스에 이적한 후 맞아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지난84년 삼성 이만수(이만수)가 유일하게 타격 3관왕에 오른바 있다·

<장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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