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산업의 현창수 사장이 서울 서초동 신 사옥 내 마련된 제품 전시장에서 휴대용 부탄가스 ‘썬연료’ 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태양산업은 관계사인 세안산업과 함께 '썬연료'라는 브랜드로 부탄가스 캔을 만든다. 두 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72%. 한해 2억3200만개를 생산해 1억6300만개를 국내에 공급하고, 6900만개를 일본.미국.유럽 등지에 수출한다.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차지해 당연히 세계 시장 1위다. 두 회사는 창업주인 현진국 전 회장(1997년 작고)의 아들 현창수(50) 사장이 이끈다. 태양산업의 모태는 1961년 휴대용 라이터가스 제조업체로 설립된 승일공업사다. 이 회사는 에어로졸 제품을 생산한다. 다른 관계사 우성제관에서는 대형 캔을 만든다. 태양산업.세안산업.승일.우성제관 4개사는 올 초 썬(SUN)그룹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부탄가스 캔의 효시=평안남도 출신인 현진국 창업주는 1950년 발발한 6.25 전쟁 때 남한으로 피난와 인천에 정착해 승일공업사를 세웠다. 프레스 기계 서너 대를 들여놓고 캔을 찍어낸 뒤 라이터 가스를 충전해 팔았다. 70년대 '썬'이라는 담배가 인기를 끌자 제품명을 '썬 라이터 가스'로 지어 여태껏 쓴다. 이 브랜드가 히트를 치자 70년 휴대용 부탄가스를 처음 내놓으면서 이름을 '썬연료'로 붙였다. 일본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했다. 썬 연료는 80년대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레저 문화가 발달하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89년 충남 천안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화 설비를 갖춘 부탄 캔 공장을 세우면서 브랜드명을 따서 회사 이름을 태양산업이라고 했다. 현 사장은 "한국은 국민 1인당 한 해에 부탄가스 캔 4개를 쓰는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한국인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부탄가스 강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2의 도약=현 사장은 올해 선친에게 회사를 물려받은 지 10년째다. 그는 "사업가들 사이에는 '2세가 물려받아 10년을 넘기면 성공'이란 말이 있다"며 "그동안 수성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부터 규모를 키우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97년 외환위기를 넘기고, 최근 원자재값.인건비 상승, 환율 하락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데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서초동의 새 사옥에 입주했다. 썬(SUN)이라는 로고를 만들어 네 회사를 한 데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복되는 생산품목과 관리조직을 정리해 경리.영업.구매 업무를 공동으로 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700억원. 지난해 2335억원보다 15.6% 늘려 잡았다. 영업이익률은 4.9%로 높여 134억원이 목표다. 현 사장은 "국내 시장이 성숙한 단계여서 해외 시장 개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썬(SUN)그룹은
·설립일: 모기업 승일 1961년 설립
·종업원 수: 670명
·관계사:태양산업.세안산업.승일.우성제관
·생산품목: 부탄가스 캔, 등산용 연료, 라 이터가스 캔, 각종 에어로졸 상품,
박현영 기자<hypark@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