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心 돌아가 몸 만드는 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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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바리마쓰(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승엽이 22일 모교인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경북고를 찾았다. 일본 진출을 앞두고 후배들과 함께 연말까지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 "왜 굳이 경북고를 찾았느냐"고 묻자 이승엽은 "더 이상 삼성에서는 훈련하기가 적합하지 않다"며 "새로운 출발점에 선 만큼 10년 전 고교 선수 때의 심정으로 되돌아가자는 생각에서 모교로 왔다"고 답했다. 그리고 최근 배운 일본어 한마디를 묻자 "간바리마쓰!"라고 답했다.

이날 이승엽은 운동장을 다섯바퀴 뛴 다음 캐치볼과 웨이트 트레이닝, 배팅과 수비 훈련 등을 했다. 또 일본 투수들의 비디오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분석하는 시간도 가졌다.

-일본에는 언제 가나.

"비자 문제가 걸려 있다. '체육비자'를 받아야 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와이프 비자와 같이 받으려면 내년 1월 15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들었다. 내 비자가 먼저 나오면 혼자라도 일본에 갈 생각이다. 롯데의 팀 훈련이 1월 10일부터이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비자가 안 나오면.

"팀 훈련 대신 개인훈련을 하겠다. 사이판 등 따뜻한 곳으로 가서 몸을 완전히 만들겠다."

-오랫동안 쉬었는데 훈련을 해보니 어떤가. 벅차지 않은가.

"한달 보름간 훈련을 쉬었다. 원래 (몸이) 유연해 큰 부담은 없다. 그래도 오랜만에 하니 다리로 역기를 들어올리는 하체운동은 정말 힘들었다. 빨리 적응하리라 생각한다."

-체중은 늘지 않았나.

"지금 93㎏이다. 원래 체중에서 2~3㎏ 늘었다. 역시 야구선수는 야구장에서 살아야 한다."

-일본에 가면 앞으로 열달 정도는 한국에 오기 힘들텐데.

"이렇게 오래 가족과 떨어지긴 처음이다. 그래도 불안하진 않다. 내 인생을 개척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적응이 쉽지 않을텐데.

"맞다. 한국에선 동료들의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한다. 그러나 일본에선 내가 이방인이다. 적응이 쉽지 않으리란 것도 안다. 그래서 초반이 중요하다. 적응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빨리 일본으로 가야 한다."

-올해 마지막 공식 일정은.

"오는 31일 대구에서 제야의 종을 칠 때 대구시로부터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상'을 받는다. 와이프와 함께 참가할 계획이다."

대구=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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