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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값/소형 오름세 대형 내림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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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동산뱅크」지 8월중 동향조사/지역별로 광명시·양천구 등 오른 곳 많아/심리적인 가수요 작용 상승세 부추긴듯
지난달부터 소형평수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진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이사철인 8월말부터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8월초 서울 상계동·잠실·과천 아파트단지의 소형평수에 실수요자들이 몰려 소폭의 가격오름세를 보이자 8월말부터 인근지역의 아파트까지 호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오름세와는 달리 35평이상의 대형평수나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아닌 지역의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없으며 값내림세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뱅크지가 지난 2∼3일 서울·인천·수원 등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2천2백7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격조사(호가기준)에 따르면 2주전에 비해 9백2곳이 오르고,1천7곳은 보합,3백67곳의 값이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광명시에서 조사대상 아파트의 72%가 가격이 조금씩 상승,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목동아파트단지가 있는 서울 양천구는 전체의 65.4%가 올랐으며,노원(58.5%),강동(54.5%),영등포(51.5%),안산시(46.4%)의 순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중·소형위주로 아파트단지가 형성돼 있는 서울 서대문구는 조사대상 아파트의 70.6%가 가격이 떨어졌고,지난달 가격인상을 주도했던 과천지역은 62.5%가 떨어져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밖에 수원·인천시·서울 동작구도 값이 떨어진 아파트가 오른 아파트보다 많았으며,나머지 지역은 전반적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볼때 오른 지역이 떨어진 곳보다 많지만 많은 부동산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집값상승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가수요 때문에 일어난 「특이현상」으로 보고 있다.
매물이 거의 없는 여름철에 미리 소형평수의 아파트를 장만하는 실수요자들이 늘다보니 일부지역에서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상요인이 별로 없는 다른 지역에서도 매물을 거두거나 값을 올려 부르는 현상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가격이 실제 바닥권에 돌입했거나 88년때처럼 공급부족·수요급증 등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때에는 전체적으로 동시에 급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지며 이번과 같이 등락이 엇갈리거나 일단 올랐던 아파트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은 없다는 설명.
지난달말 부동산정보판매회사인 팩스뱅크부동산이 수도권 1백80개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앞으로의 아파트값에 대해 「모른다」는 27%에 그쳤으며,「안정적」 42%,「계속하락」 31%로 3분의 2가 하향안정화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건설부는 당국의 통화긴축과 앞으로 공급될 많은 아파트에 가을철 신도시입주가 또다시 시작되면 급한 매물이 많이 나온다는 점 등을 들어 최근의 인상조짐에 별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청약 등의 방법대신 직접구입으로 내집마련을 하려면 완전한 바닥세에 접어들어 안정기가 시작되는 93년까지 기다려도 좋으나,올해중 미리 마련하려면 지역과 시기에 따라 등락이 거듭되는 점을 고려,충동구매보다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한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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