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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도 하고 시장도 보고|5백년 전통 목기 품질보증|전북 남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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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9면

직접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전라남도 남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남원 하면 누구나 광한루에서 그네 뛰는 아리따운 춘향을 연상할 만큼 소설『춘향전』의 무대로 유명한 곳이다. 남원은 섬진강을 낀 들이 넓은데다 지리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옛날부터 각종 산물이 풍부한데 그중 목기는 5백년동안 전통을 유지해온 대표적 특산품이다.
지리산 주변의 나무들을 재료로 만든 남원의 목기는 재질이 단단하고 모양이 좋아 국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추석을 전후해 제기를 마련하려는 사람들 중에는 좀더 싸고 질 좋은 목기를 사기 위해 일부러 남원까지 발걸음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왕복 8시간 정도의 시간부담만 감수한다면 구경하면서 특산물을 구입하기에 좋은 곳이다.

<◇남원목기>
남원시에서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 쪽으로 가다 1084번 지방도로로 빠지면 멀찍이 지리산이 보이는 동면 인월리가 나온다. 이곳에는 목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비롯해 가내수공업형태의 소규모업체들이 모여 목공예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목공예단지 옆에는 남원군 특산품전시장도 있어 다양한 목기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목기는 금속이나 사기그릇처럼 소리가 나지 않고 정갈한 멋을 풍겨 제기로는 제격이다.
목기의 품질은 보통 재료로 쓰이는 나무, 칠, 만드는 사람의 손재주에 의해 좌우된다.
나무는 보통 야막나무·노각나무·오리목 등을 쓰는데 특히 향나무나 박달나무로 만든 것은 단단한 대신 가격이 비싸다.
제작과정을 보면 맨 처음 원자재를 톱으로 자른 뒤 그릇모양을 대충 만드는「초가리」를 한다. 초가리가 되면 일단 40일 정도 음지에서 말리는데 건조가 잘돼야 그릇이 갈라지지 않으므로 이 공정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엔 그릇모양을 완전히 다듬는「재가리」를 한다. 재가리를 끝낸 다음 네 번에서 일곱 번까지 칠을 하는데 옛날에는 대부분 옻칠을 했지만 지금은 값비싼 특제품을 만드는데 만 옻칠을 하고 주로 수성페인트의 일종인 카슈 칠을 한다.
가격도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제기는 1세트 가격이 4만5천원에서 1백만원이 넘는 고가 품까지 다양한데 15만원 이하의 저가품은 어틀·편틀·촛대 등의 품목이 빠져있고 흠집이 있는 나무를 쓰는 경우도 많다.
가장 잘 팔리는 것은 36개 1세트로 되어있는 것으로 특산물전시판매장에서 21만원, 생산자의 집을 방문해 직접 사면 찾아준 성의를 감안해 기름 값 정도를 빼준 18만원에 판다. 그밖에 교자상은 통나무로 만든 것이 25만원에서 30만원, 합판으로 만든 것은 5만원, 소반은 1만5천원에서 3만원 가량 주면 살수 있다.

<◇관광명소>
▲지리산=남원에서 지리산으로 가는데는 구례화엄사계곡을 통해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길과 반선의 뱀사골계곡으로 반야봉에 오르는 경로가 대표적이다.
화엄사계곡 코스는 주변에 콘도·호텔·여관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지리산 종주 코스의 시발점으로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광한루=춘향과 이도령이 처음 만난 곳인 광한루는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조선시대 정원의 멋을 간직하고 있다.

<◇교통편>
서울에서 남원까지는 승용차로 3시간40분 가량 걸린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주시를 통과하면 남원까지 4차선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다. 철도는 서울역에서 전라선을 타면 되고 고속버스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수시로 있다. 요금은 고속버스가 5천4백20원이고 철도요금은 새마을호 1만2천5백원, 무궁화호 6천8백원, 통일호가 5천원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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