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탈출' 佛교사 "걷기 시작한 뒤 골다공증 증세 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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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밤늦게까지 수업 준비를 해도 피곤할 줄 모르겠어요.”

걷기로 약골탈출한 고전문학여교사가 파시 리내 뤽상부르 공원에서 걷기 연습을 하고 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파리 레이몽 크노 중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교사 엘렌 카밀(50ㆍ사진)은 아침이 즐겁다. 해뜨기 전부터 일찌감치 일어나서 가족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는 콧노래가 흥얼거려지기도 한다. 걷기를 시작한 뒤로 아침에 몸이 가벼워진 덕분이다.
그러나 카밀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기운이 없고 쉬 피로를 느끼곤 해서 병원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학교 수업이 이른 시간에 잡힌 날에는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았다. 젊을 때부터 몸이 약한 편이었지만 40대 중반 이후로는 체력이 부족한 걸 더욱 절감했다고 한다.

카밀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건 동네 의원 의사의 충고로 3년 전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서였다. 그는 의사가 소개해준 대로 걷기 동호회인 RJIF에 가입했다. 워낙에 젊은 시절부터 운동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망설여졌지만 막상 나가보니 “바로 이거다”싶었다고 한다. 카밀은 “여러 사람과 함께 걷다 보니 크게 힘들지도 않았고 다른 회원들의 격려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매주 회원들과 자연속 걷기를 하면서 활력을 찾은 그는 종종 주중에도 가까운 공원을 찾는 ‘걷기 예찬론자’가 됐다.

카밀은 “몸이 가벼워지는 건 물론이지만 걷기는 정신건강에 더 유익한 것 같다”고 말한다. 학교 수업에 쫓기다 보면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동호회에서 넓은 연령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유대를 갖게 되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라고 했다. 파리 북역이나 리용역 등에서 만나 함께 교외선을 타고 한 시간쯤 나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걷다 보면 일주일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곤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걷기를 정기적으로 하기 전에는 골다공증 증세가 있다고 들었는데 운동을 시작한 뒤로는 병원 골밀도 검사가 항상 좋게 나온다”며 “걷기는 특히 폐경기 이후의 중년 여성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10∼15㎞ 구간의 미니 랑도네를 즐기지만 조만간 20㎞ 이상의 스페셜 코스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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