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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에서 사진작가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80년대 중반 미국 브로드웨이의 솟아오르는 별이었던 뮤지컬 스타 자나 슈나이더(40·여)가 현재 피비린내 나는 내전에 휩싸인 사라예보에서 프리랜서보도 사진작가로 활약하다 목숨을 잃을 뻔한 부상을 당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사라예보 시 루블랴나의 자택에서 포탄에 맞아 잘려나갈 뻔한 다리부상을 치료하고 있는 그는 지난 6년 간 앙골라·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티오피아 등 세계의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전쟁의 처참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미국 및 유럽의 신문·잡지를 통해 알려왔다.
끊임없는 죽음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속에서 탱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여 취재, 남자 동료 종군기자들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그는, 자신이 일하는 것은 명예나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험과 그 일을 하도록 태어난 운명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 위스콘신주 맥퍼린 출신인 슈나이더는 유복한 변호사 아버지 밑에서 위스콘산 주립대학을 다녔다. 연극과 음악을 전공한 후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했다. 78년 순회공연 중 강간당한 쇼크로 한때 약물중독에 걸렸고, 자살까지 기도했다. 그는 다시 일어섰고 86년에는『에드원 드로드의 미스터리』출연으로 토니상 수상자로 지명되었고 작곡가 톰 월슨과 결혼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보도사진을 찍기 위해 88년 파키스탄으로 떠났다.『나의 생은 자유 그 자체다.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그의 말은 이 시대의 한 자유로운 여성의 당당한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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