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 의료체제 세울 터"|한국의료관리 연 초대원장 서울의대 신영수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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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병원 불친절 등을 해소해 국민들에게는 만족스런 진료를 제공하고, 병원의 경영수지는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충족시키면서, 국민의료비 상승을 가능한 한 억제하는 것이 우리 연구원의 지상목표입니다.』2년여의 진통 끝에 27일 개원 식을 갖는 한국의료관리연구원 초대원장 신영수 서울대의대교수(49).
의사의 주가가 한창 높던 70년대 중반 그는 명예와 돈이 따르는 임상의사의 길을 뿌리치고 미국예일대로 유학, 경영학박사학위(보건분야)를 따 주위에서「별종」이라는 말을 들었던 전문직업인이다.
『의료사고분쟁이 다발 하는 등 의료문제가 의료복지측면에서 중요한 사회·정치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를 더 이상 자연과학자들의 시각에만 맡겨놓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 같은 사회적 필요성을 절감한 신 교수는 90년5월 정부의 의료공급확대 종합대책의 하나로 연구원의 설립계획을 세웠다. 운영방안이 구체화되면서『보사부산하 보건사회연구원과 기능이 겹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연구원의 힘겨운 산파역을 맡아온 그는 보건사회연구원과의 차이점을 힘주어 강조한다.
『보사연은 보건·사회·인구 등 보건사회 전반을「거시적」으로 접근하는데 비해 우리 연구원은 연구범위를 의료분야에 한정하면서「미시적」으로 접근합니다. 게다가 실무경험이 있는 인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고 여러 집단 간의 상충된 이해를 조정하는 기능까지 하게 될 겁니다.』
신 교수는 또『국민의료비에 대한 보조가 연간 1조원이나 되고 있으나 앞으로 연구를 통해 낭비요인을 없앤다면 5백억원 정도는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가 내세우고 있는 연구원의 7대 중점과제는 ▲법원의 경영개선 ▲의료자원의 불균형해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병원시설의 적정화 ▲심사에 허점이 많은 의료보험 진료비 관리의적정화 ▲합리적 의료원가에 기초한 적정의료수가의 산정 ▲주먹구구식으로 추계 된 국민의료비규모의 정밀조사 ▲병원불친절·환자집중현상 등을 해소하는 적정의료보장 등.
신 교수는 의사출신이기 때문에 자칫 환자의 입장을 소홀치 다룰 수 있을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의사출신 장관의 은밀한 협력요청을 거부해 일부 선배의사들로부터 야단맞은 적도 있다』며『비양심적인 의료보험 청구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의사들에게는 칼을 댈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등 복지사회 정의에 따라 연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구원 측은 현재까지 의학·약학·경제·경영·산업공학·전산학·건축학 등 11개 분야 석·박사21명을 연구원으로 확보했으며 94년까지 40여명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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