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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권차원 변화 서두를듯”/한­중수교에 쏠리는 세계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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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냉전종식 시대적 흐름 반영/미·일·중 아시아서 힘의 균형
한중수교와 관련,세계 주요국 및 언론들은 환영표시와 아울러 동북아정세의 장래전망 등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중,북한에 영향력 상실
【워싱턴=문창극특파원】 미 뉴욕타임스지는 23일 한국과 중국의 수교가 과연 북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서 엇갈린 평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중수교를 1면기사로 다루면서 이 변화가 북한을 더욱 고립시켜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 노력을 강화시킬지 아니면 중국이 남북한의 중개역할을 하여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토록 할지,이 지역의 안보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한중수교는 북한을 더욱 고립화시킴으로써 북한을 더욱 위험스러운 존재로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중국이 지금까지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으나 한국과 수교를 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축할만한 외교성과
【파리=배명복특파원】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23일 한중수교 사실을 1면 머리기사로 사설과 함께 보도하고 『이는 두 나라 모두에 자축할만한 외교적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르몽드지는 「실용주의」란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양국수교로 북한은 정권유지를 위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한편 한국에 여러가지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신문은 한국이 서방국들과 북한간의 관계정상화를 더이상 반대하지 못하는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특히 일본은 한반도의 분단고착화를 노리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한반도 통일에 이바지
【홍콩=연합】 홍콩신문들은 한중수교는 한반도의 안정을 보다 공고히 하고 한반도 통일에 이바지하며 나아가서는 동북아시아지역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24일 논평했다.
중국계신문 대공보와 대만계의 성도일보,중립계의 명보 및 영자지 등은 이날 한주수교에 관한 해설 또는 사설을 통해 한중수교로 한반도와 동북아정세가 안정되고 한중간에 민간관계가 고도로 발전될 것이며 양국간의 정치·경제·여타관계도 본격적인 발전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연히 예측했던 일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러시아 외무부 고위당국자는 23일 한중수교결정은 냉전이 종식되고 이데올로기에서 탈피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조치며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한국이 분단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일·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포함,주변 4강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애 외교진전 기대
【카이로=연합】 이집트 외무부는 한중수교를 『한중 양국을 위해 크게 경하할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양국수교는 지역안정과 한반도평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하며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내기 가드리피 외무부 대변인은 23일 『이제는 이집트와 한국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을 가로막아온 큰 장애가 제거됐다』고 지적하고 『이집트와 한국간에도 곧 외교관계가 맺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본토와 경제교류 제한
【대북 AFP=연합】 대만정부는 한중수교에 따른 후속조치로 확대추세에 있는 대만­중국간 경제교류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정부 관리들이 23일 밝혔다.
각료급기구인 대륙위원회 마잉지우(마영구)부위원장은 『공산당측이 거듭 우리의 국제적 지위를 부인하려 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부로서도 본토와의 경제교류를 앞으로 계속 확대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부위원장은 이번 한중수교는 중국이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기도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는 본토와의 교류를 확대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저해하는 것이 될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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