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네오콘 위한 재단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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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네오콘(힘의 간섭 외교를 중시하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의 정신을 구현할 재단을 설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대변인 출신으로 그의 측근인 래리 디 리타는 18일 "럼즈펠드는 (비록 장관직에서 물러났으나) 공공의 정책 이슈를 계속 다루길 바라고 있으며, 재단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보도했다.

디 리타는 이 신문의 국방부 출입기자에게 "럼즈펠드 전 장관이 군수산업체와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그건 잘못된 것"이라며 "럼즈펠드가 1977년 (첫 번째) 국방장관을 하다 물러났을 때도 방위산업 분야의 일을 기피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네오콘의 대부로 이라크전을 주도한 럼즈펠드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자 6년 10개월 동안 지켜온 국방장관직을 사임했다. 디 리타는"럼즈펠드는 미국의 국익과 안전을 위해 세계의 주요 문제에 관해 미국이 적극 관여해야 한다는 걸 재단을 통해 알리는 게 목적"이라며 "재단은 대학원생 등을 가르치고 그들의 연구활동을 돕는 일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럼즈펠드가 비망록을 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디 리타는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으나 그가 책을 쓴다면 재단의 일을 돕는 것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럼즈펠드는 워싱턴과 매릴랜드주 이스턴 쇼어에 있는 두 집에서 생활하며, 가끔 뉴멕시코주 타오에 있는 목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사무실을 워싱턴 포토맥 강 외곽의 로슬린에서 시내 중심가인 M가로 옮겼다고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럼즈펠드가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클레어몬트 연구소가 주는 정치가상(賞)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라크전에 반대한) 프랑스와 독일을 늙은 유럽의 일부라고 비난하는 등 외교적 세련미와는 거리가 있는 그에게 그런 상을 준다는 게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le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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