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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 차를 리콜한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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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콜(Recall)은 완성차의 제작 결함 등으로 소비자의 신체 또는 재산상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에 실시한다. 이때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해당 부분을 수리하거나 교환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리콜이 많은 메이커를 소비자 권익보호에 앞장서는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리콜은 미국의 리콜 제도를 기본으로 국내 사정에 맞게 수정해 적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유럽과 일본 메이커 대부분은 자사의 미국 수출형 모델을 한국에 팔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업체들은 브랜드에 대한 나쁜 인식이 심어지고 판매부진으로 이어질까 두려워 리콜에 소극적인 경우가 있다.

 혼다의 대표적인 중형차 어코드가 그렇다. 미국에선 보닛을 닫을 때 헤드램프에 충격이 더해지고 이 때문에 전조등에 빗물이 스며들 수 있다는 결함이 드러났다. 혼다코리아는 자체적인 조사 끝에 한국에 들어온 모델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판단했으나 전조등에 습기가 들어차 서비스 센터를 찾는 차들이 적지 않다.
 수입차 업계에선 대대적인 리콜 대신 암암리에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비공식 캠페인이다. 해당 모델이 정기점검을 위해 서비스센터에 들어오면 소유주에게 결함에 대해 통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관련 부품을 교환하거나 수리한다.

 BMW 3시리즈 가운데 일부는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에선 리콜을 했으나 국내에선 공식 리콜이 없었다. 서비스센터에 들어오는 모델에 한해 점화 플러그를 교환해줄 뿐이다.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인기 있는 미니는 엔진 보닛을 닫을 때마다 전조등에 충격이 더해지고 이 때문에 램프의 조사각도가 틀어지고 있다. 지난 봄 선보인 새 모델부터는 설계를 바꿔 문제를 해결했다. 그 이전 모델에 대한 리콜은 없었다.
   최근 크라이슬러의 인기차종 300C 일부 모델에도 타이어 결함이 드러났다. 타이어 이상 현상으로 고속 주행 때 스티어링 휠과 차체가 떨린다는 내용이다. 서비스센터에서는 타이어 공기압을 극단적으로 높인 상태에서 열을 가해 이를 교정하고 있다. 그조차 모든 차 소유주에게 알리지 않고 불만을 제시한 고객에 한해서만 타이어를 교정하거나 적절한 절차를 밟아 교환해주고 있다.

 월간 스트라다 김준형 기자 junior@istra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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