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리포터의생생쪽지] 피아노·운동 교육 적기는 7세 전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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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부 민지성(35)씨는 7세 남자 아이 엄마다. 아이가 축구를 좋아해 어린이 축구교실을 알아보고 있다. 미술 교습도 1년 이상 해왔다. 음악교육도 시켜야 하는데 일과 조정이 힘들다. 그런데 아이가 원한다고 시켜도 되는 것인지, 자칫 시작 시기를 놓치면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을지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다.

 과연 예체능 교육의 적기는 언제일까. 많은 엄마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자녀의 예체능 교육을 시작한다. 학교에 입학하면 교과목 공부로 바빠진다는 이유에서다. 수행평가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엄마도 있다. 하지만 취학 전 예체능 교육이 대세라고 그냥 따라 하는 게 능사는 아닌 듯하다.

 돌 전부터 사방에 낙서를 하는 아이를 보고 미술 신동이라며 기뻐했던 경험, 거의 다 있을 것이다. 미술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36개월 무렵이라고 한다. 요즘은 더 어린 시기부터 놀이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학원이 많다. 대구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김은희 원장은 어릴수록 물감 그리기, 찰흙놀이, 종이 붙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가장 일반적인 음악 교육인 피아노는 어떨까. 손가락 움직임이 가능하고, 한글을 깨친 시기인 7세가 적기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부산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위신순 원장은 더 어린 시기의 아이들도 피아노 외의 여러 악기로 음감 교육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지나친 진도 욕심은 무리라고 한다.

 태권도나 발레 같은 운동은 언제가 좋을까. 제대로 된 동작을 익히기는 7세 이후가 적합하다. 그 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놀이로 접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자유로운 신체놀이를 통해 유연성과 근력을 기르기 좋으나 무리한 운동은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수영은 4세 전에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아에게 맞는 시설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

  분야마다 재능 발견 시기는 차이가 있다. 절대음감이라는 음악적 재능은 3세 전에도 발견된다고 한다. 유아기 때는 귀를 열어 음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재능이 살짝 보인다고 마구 학원으로 돌리는 것은 참아야 한다. 미술적 재능도 마찬가지다. 학원에서 테크닉을 배우기보다 전시회 관람이나 자유로운 활동으로 창의성을 다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할 때도 당장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고 성장에 도움을 주도록 안내하는 것이 먼저다. 기본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다재다능 부담감’은 아이나 부모에게 스트레스일 뿐이다. 멀리 보고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부모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원지은 열공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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