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의 숨겨진 장부|레슬링 금 일군 박장순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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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레슬링 자유형 74kg급에서 금메달을 캐낸 박장순은 한국레슬링이 숨겨논 비장의 「히든카드」였다.
올림픽전까지만해도 박은 세계선수권자인 김종신(김종신)·권덕룡(권덕룡)등에 가려 스폿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으나 코칭스태프로부터 금메달에 가장 근접한 기량을 갖춘 선수로 꼽혔었다.
20세의 어린나이로 88서울올림픽 6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내는등 기대를 모아왔으나 지난해 체급을 올린데다 국제경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평가를 받지못했다.
그러나 박은 한국선수중 최고의 태클기술을 갖췄고 체력도 서구선수들에 뒤지지않아 「쉽게 패하지않는 선수」로 인정을 받기는 했었다.
그런 그가 체급을 올린지 불과 1년만에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수 있었던 것은 이번대회 직전인 지난6월 러시아공화국대표팀과의 합동훈련이 주효한 것으로 볼수 있다.
해마다 레슬링협회는 대표팀을 세계최강인 러시아(구소련)에 3개월간 전지훈련을 보내 기량을 다져왔으나 올해는 전지훈련을 마친후 막바로 러시아대표팀을 서울로 불러 15일간 마무리 합동훈련을 벌였다.
당시 박은 세계챔피언인 세르게이(이번 대회에서 먼데이에게 판정패)와 스파링을 하면서 세계정상의 기술과 체력에 맞는 많은것을 배우게된 것이다.
15일간 합동훈련을 하는동안 박은 6-0, 5-1등 많은 점수차로 뒤지다 막판에는 1-1로 접전을 이룰 정도로 기량이 급진전했다.
이에 기술적자신감을 얻은 박은 불암산을 오르내리며 중점적으로 취약점인 체력을 강화, 이번대회에 대비해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됐다.
박은 이번 결승에서 맞붙은 먼데이와는 세번 싸워 모두 패한 치욕의 기록이 있다. 67kg급에서 74kg급으로 체급을 올린지 1년밖에 안돼 체력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는 경기초반부터 먼데이와 힘겨루기를 벌이다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실점을 한것이 패인이었다.
이에따라 박은 이번대회에 임박해서도 기술보다도 체력강화에 더욱 강점을 두었다.
먼데이와 맞선 결승에서 박은 전방은 수비위주로 상대의 힘을 뺀후 후반에 맹공을 펼친 작전이 주효, 4번의 대결끝에 마침내 결정적 순간에 성공한 것이다. 박은 아직 나이가 어려 96년 아틀랜타 대회때까지 출전,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돈을 많이벌어 사업가가 되는게 꿈인 박은 서울올림픽 은메달과 이번의 금메달, 북경아시안게임 우승등으로 연금95만원, 협회지원금 95만원등 모두1백90만원의 경기력향상기금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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