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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맏언니 "눈물의 |황금파녁 뚫은 조윤정 스토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늦깎이」 조윤정(조윤정)이 발톱을 빼더니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1m60cm 59kg의 아담한 체격에다 항상 웃는 얼굴로 대표팀 맏언니 노릇을맡아 얻은 별명은 『오동통한 내너구리』.
대표팀 드나들기 세번만에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 금메달리스트가 된 조의 승전보는 예선에서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예선격인 오픈라운드에서 70m와 50m 그리고 합계등 3개 세부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단독 선두를 질주했던것.
코칭스태프는 조가 32강 토너먼트때 실시되는 70m에서 세계신기록을 쏘았고 종합에서도 1천3백75점을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심 김수녕을 제칠것으로 예상했었다.
서울미양국교 4년때 활을 잡아 양궁명문인 무학여중→서울체고→한체대를거친 조의 양궁인생은 그자체가 역전 재역전을 거듭한 드라마였다.
서울체고1년때 최연소국가대표에 발탁돼 제4회 아시안컵대회에 출전, 여자단체우승과함께 70m거리별 우승으로 2관왕이 됐다.
그러나 86아시안게임을 겨냥한 선발전에서 탈락, 3개월만에 2선으로 물러났다.
한체대 졸업반이던 지난해7월 조는 세번째로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고 제36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개인이 아닌 단체전 우승멤버가 됐다.
지난2월 조는 대학을 졸업했으나 갈곳이 없었다.
양궁협회회장사인 현대정공과 동기생인 박미경(박미경)이 선수겸 코치로 있는 토지개발공사등 우수 실업팀에서 조를 외면했기 때문. 다행히 신생팀 동서증권의 창단멤버가되어 활을 놓을 뻔한 위기를 넘겼다. 「행운의 여신」은 뒤늦게 조에게 미소를 보낸 것일까.
올림픽방식이 토너먼트로 바뀌면서 3개월에 걸친 치열한 선발전에서 조는 꼴찌인 3위로 턱걸이했으나 올림픽전초전이라할 5월11일 독일국제양궁대회에서 김수녕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올림픽금메달후보로 등록을 하고 나섰다.
그러나 올림픽을 한달남기고 오른발 엄지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 수술을 받았다.
올림픽대회훈련기간 내내 절룩거리며 다녔으나 낯 한번 찡그리지 않던 착한 마음씨의 조.
그녀의 이같은 성품은 많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건축설계업을 하던 부친 조명기(조명기)씨가 지난해 별세, 홀몸이 된 어머니 박순례씨(박순례·52)에게 신기록을 세운 1일에도 전화를 했던 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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