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잡는 해병' 홍순상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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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이 '괴물'을 잡았다.

해병대 출신 미남 스타 홍순상(26.SK텔레콤)이 20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동코스(파 72.7548야드)에서 끝난 XCANVAS 오픈에서 '괴물 신인' 김경태(신한은행)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추가한 홍순상은 합계 10언더파로 이날 3언더파를 치며 추격한 김경태(합계 6언더파)를 4타 앞섰다.

홍순상은 프로 데뷔 2년 만에 생애 첫 챔피언에 올랐고, 김경태는 프로 데뷔 후 3연승에는 실패했지만 우승 두 차례에 한 차례 준우승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홍순상은 1m82㎝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로 모델을 연상케 한다. 해병대 출신에 국내에서 손꼽는 장타자라는 남성적인 매력도 있어 특히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 신한동해 오픈에선 최경주(나이키골프)보다 그를 따르는 갤러리가 더 많았다. SK텔레콤과 푸마 등이 좋은 조건으로 그와 스폰서 계약을 했다. 그러나 우승 경력이 없어 '외모로 과대평가된 선수'라는 지적도 있었다. 홍순상은 "그래서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며 "우승에 대한 욕심이 나만큼 큰 선수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실력으로 주연 자리에 오른 셈이다.

지난해 50㎝짜리 버디 퍼트에 실패, 우승을 놓치는 등 아쉬운 경기를 했던 홍순상은 올해도 꾸준히 우승 경쟁을 하다가 막판에 트리플 보기나 쿼드러플 보기로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홍순상은 "어렵게 쌓아놓은 타수를 잃기가 너무 아까워 반드시 파세이브를 하겠다고 욕심을 낸 것이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4라운드 4번 홀에서 2, 3번째 샷을 실수했으나 마음을 비우고 친 15m짜리 칩샷을 홀에 넣어 파세이브를 했다. 또 14번 홀에서는 티샷 OB(아웃 오브 바운스)를 냈지만 차분한 샷으로 보기로 막아내기도 했다.

사상 첫 신인 3연승에 도전했던 김경태는 체력이 달렸는지 그동안 없었던 미스샷이 몇 차례 나오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14번부터 16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뽑아내는 뒷심을 보여 "역시 괴물"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6타차로 달아난 홍순상을 따라잡기는 버거웠다. 김경태는 "체력이 떨어졌고, 부담도 많이 됐다. 시원섭섭하다. 또 다른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프로 데뷔 세 경기 만에 2005년 상금왕(최광수.2억6500만원) 수준에 육박하는 상금(2억2000만원)을 벌었다.

용인=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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