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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공격 돋보인 한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이날 결승전은 다나베가 수비위주의 소극적 전략으로 나온데 대해 김미정(김미정·체과대4)의 줄기찬 공격이 주효한 한판이었다.
김미정은 최근 다나베와 싸운 두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바 있어 자신감을 갖고 초반부터 적극공세로 나왔다.
김이 적극 공세로 나서자 다나베도 기선을 내주지 않으려는 듯 맞불 작전으로 나왔으나 우선 힘에서 밀린데다 정신적으로도 약간은 자신감이 결여된 인상이었다.
그러나 다나베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우선 26세의 나이가 말해주듯 힘에서는 김미정에게 밀렸지만 경기를 이끌어가는 안목이나 밧다리·안다리등의 발기술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이었다.
다나베는 김의 줄기찬 공세가 계속되자 중반부터는 아예 공격을 포기한채 수비에만 골몰하며 간간이 역습을 노린게 전부였다.
심판 판정으로 갈 경우 유도 종주국인 일본의 영향력으로 볼 때 이길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음직도 하다.
그러나 두드리면 문은 열리는 법.
업어치기·다리공격 등 파상공세를 펼치던 김미정은 종료 15초를 남기고 드디어 승기를 잡았다.
전광석화 같은 김미정의 회심어린 허벅 다리걸기에 다나베의 몸이 솟구치며 오른쪽 팔뚝을 매트에 댄채 쓰러진 것.
이는 주심이 「효과」를 선언해도 할맡이 없을 정도의 완벽한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승전은 큰 기술 한번 제대로 구사되지 못한 내용상으로는 싱거운 경기였다.
「대승부에 명국(명국)없다」는 바둑의 진리가 적용된 셈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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