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한시간내·보고서는 1건 1매/관에 민간경영기법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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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생산성 높이고 행정분위기 쇄신/각부처 위탁교육·정보교환 활발
정부가 민간기업으로부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영기법을 적극 도입해 행정에 적용시키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관의 민간경영기법 배우기」 움직임은 민간기업들이 경영혁신과 사무능률제고노력으로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데 반해 정부행정은 구태의연한 관습과 제약에 얽매여 답보를 면치 못하고,이로 인해 격차가 점점 심화되는데 따른 자구노력의 일환이다.
총무처는 22일 최근 민간분야를 관리·규제하는 정부부처 관계자들간에 현재와 같은 자세로는 경영혁신을 거듭해가는 기업발전속도에 따라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그로 인한 국가발전의 정체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는 점에 착안,관이 적극적으로 민간기업의 좋은 점을 배우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총무처는 솔선해서 민간기업체의 생산성 향상 연구모임인 「한국화이트칼러생산성 연구회」에 단체회원으로 가입,기업들의 능률혁신·사무자동화와 관련된 정보수집과 자료교환에 직접 나서는 한편 정부 각 부처가 특성에 맞춰 유사한 자기혁신노력을 기울이도록 독려하고 있다.
총무처는 매달 한번씩 열리는 이 연구회의 세미나에 참석,포철·삼성·선경·럭키금성 등의 경영 혁신사례를 배워 이중 「회의는 1시간이내」 「보고서는 건당 1장」 등의 사무능률개선 제도를 이미 행정에 도입키로 했다.
정부는 또 각부처 사무관급 이상 행정사무관계자 75명을 삼성경제연구소에 위탁,「사무능률향상」교육을 받도록 했으며 중앙공무원교육원은 여기서 배운 내용을 ▲대외환경변화에 따른 사무혁신 ▲과학적 사무개선기법 ▲국내외 사무혁신추진사례 등의 교과목으로 전국 공무원들에게 교육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걸음 나아가 최근 각부처에서 20명을 선발,일본의 경영자문회사인 젬코(JEMCO)사에 2주간 위탁연수를 보내 행정능률향상의 노하우를 습득케 했으며 이달내로 이들의 연구보고서를 취합해 각 부처의 생산성 향상 교재로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경영혁신의 시범기관으로선정,7월부터 올 연말까지 민간경영자문회사인 (주)한국경영개발에 경영진단을 의뢰,연금기금 운용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경영진단작업에 총무처관계자들을 참여시켜 향후 행정진단기법을 배우도록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간기업의 사무환경을 단계적으로 공무원 사회에 접목시키기 위해 18일부터 경제기획원기획국사무실을 시범적으로 첨단 OA사무실로 꾸밀 예정이다. 관청의 사무실분위기가 민간기업의 사무실과 같아졌을때 능률향상에 성과가 있다고 결론나면 각 부처사무실을 연차적으로 민간기업 수준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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