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과 기형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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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임신8주 째된 30세의 가정 주부다.
임신 3주 전후쯤 해서 장이 안 좋아 2주 동안 위장약을 복용했는데 임신 5주 째 되던 때 임신된 것을 알고 아기가 기형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으로 임신중절 등 갖가지 생각이 났다.
병원을 찾았으나 의사는 확실한 대답을 피한 채 임신 12주 뒤에나 판단하자고 하는데 고민이다.

<답>대략임신2주에서 4주 사이 정도에 위장약을 복용했다는 질문자의 얘기로 보아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태아의 건강은 산모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산모의 약물 복용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는 임신초기인 8∼1O주까지는 모든 약물을 절대 금할 것을 산모들에게 당부하는 것이 산부인과 의사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임신 4∼5주 이전에는 태아·산모간에 영양공급·노폐물이 유통되는 연결 혈관이 미처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산모의 약물 복용으로 인한 영향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임신 초기에 약물로 인한 태아의 영향은 유산되거나 정상아로 자라는 두 경우 밖에 없기 때문에 질문자의 경우처럼 지금까지 유산의 징조가 보이지 않았다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정신적인 불안감 때문에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아의 기형은 일반적으로 체내에 있는 46개의 염색체가 수적·구조적으로 이상이 있는 염색체이상 증후군, 염색체내의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멘델 성 질환, 이들 요인에 약물·방사능·환경오염 등 환경 적인 영향까지 복합해 나타나는 다인 성 질환 등 때문에 나타난다.
이중에서 염색체이상으로 인한 기형은 대부분 가려낼 수 있으나 다른 질환의 경우 유전자수가 5만∼10만여 개에 달하고 환경적인 요인까지 작용하기 때문에 일부 특정한 기형 외엔 사실상 이상 여부를 밝혀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모든 산모는 태아를 위해 우선 자신의 건강과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으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 단계마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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