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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땅 사기」 김영호 단독범행 아니다/신준수 등 「전문조직」연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비밀사무실서 서류발견/본사 취재팀/군부지 관련 지도·사진 등 수10종/뉴코아백화점 뒤편 땅도 거래기도/메모에 정부고위층 이름 적혀있어
정보사부지 매각 사기사건 관련자들의 증언·메모 등을 통해 사건에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난 신준수씨(57)의 비밀사무실에서 김영호 전합참군사자료과장 단독범행이라고 검찰이 밝힌 안양군부대 부지매매 계약관련 메모가 발견했다.
서울 보문동의 한 4층건물에 위치한 신씨 사무실에는 이밖에 전국 여러곳의 군부대땅 관련서류,이번 사건에서도 거론된 서울 반포 뉴코아백화점뒤 빈땅 매매계약 양식 서류 등이 보관돼 있었으며 수배중인 김인수씨 등이 수시로 드나든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사실상 하나의 조직을 이뤄 군부대 땅 등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연쇄사기행각을 벌였거나 계획해온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신씨는 사건이 난뒤 지난 9일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관련문서=15일 중앙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신씨의 비밀사무실에서 김영호씨가 단독으로 정영진(31·구속)·원유순(49·여)씨를 대상으로 사기를 벌였다고 13일 검찰이 발표한 안양 군부대땅 매각에도 신씨가 개입한 심증을 주는 메모가 발견됐다.
16절지 미색종이에 붉은색 볼펜으로 쓴 메모 상단에는 검찰의 안양군부대땅 발표때의 매매대금 등이 「석수,170억,34억계+15억=49억」이라고 똑같이 적혀있었다.
또 하단에는 「잠원,450억+50억=500억,계약금 80억+α44억=125억」이라고 돼있고 뉴코아백화점 뒤펀 잠원동 244 일대 부동산 매매계약서도 이날 함께 발견돼 뉴코아일대 땅도 실제 거래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상단 메모 가운데 「15억」 바로 옆부분에 정부고위층인사의 이름이 적혀 있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사기조직=메모에 등장하는 반포 뉴코아백화점 부근땅은 정건중씨가 검찰에서 『곽수열씨가 지난해초 전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조카딸을 통해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의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힌바 있고,전직 고위관료 출신 C변호사도 정씨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뉴코아관계」를 언급하고 있어 신씨가 곽씨와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신씨 사무실에서는 강원도 원주시 모통신대대일대 2만1천평에 대한 매매,강원도 홍천군 남면일대 12만평의 골재채취사업 추진계획서도 발견됐다.
민간인 신분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군관련 서류와 장호원·포천일대의 지도·사진 등도 수십종 발견돼 신씨 등이 김영호씨와 함께 연쇄사기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신씨 사무실에서는 또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분당 등 6만여평의 땅에 대한 도시계획 사실관계 확인원 등이 함께 발견됐다.
이에 앞서 곽씨집에서도 인천의 해군부대·부산의 육군부대에 관한 매입추진서류가 발견된 점을 미뤄보면 이들이 대규모 조직을 짠뒤 각기 역할을 분담하며 고도의 연쇄사기를 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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