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설립추진 교육자행세/핵심고리 철학박사 정건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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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건설사 차리고 “곧 4천억원대 공사”장담/유치원 경영 부인,유력인사와 사진과시
수사가 진전됨에 따라 정보사부지 매각 사기사건의 핵심적인 연결고리로 떠오르는 정건중씨(47)는 누구인가.
강원도 금화 출신으로 구체적인 성장과정·도미과정이 밝혀지지 않고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필그림신학대학·웨일스대학원을 나온 재미교포로만 알려진 정씨는 최근 국내에서 웨일스대분교·중원공대 설립을 추진해왔다. 정씨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서울 신사동 관선빌딩 3,4,10층 2백50여평의 사무실을 얻어 성무건설을 차려놓고 직원 30여명을 고용해 곧 군 관계 4천억원대의 대규모 공사를 할 것이라고 떠벌려 왔으나 실적은 없는 상태다.
정씨는 사람들을 만날때 철학박사 직함이 찍힌 명함을 내보이며 「미국에서 15년동안 공부하다 국내에 일류대학을 세우기 위해 최근 귀국한 교육자」임을 자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미남형인 정씨는 유창한 화술로 상대방을 사로잡는 능력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씨는 미국내 요로에 친분이 두터운 것은 물론 은연중에 청와대·국방부·교육부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는 「거물급」인사로 행세해왔다.
정씨는 7년전부터 자녀들은 미국에 남겨놓고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내 15평짜리 아파트에서 10년전에 재혼한 부인(49)과 단둘이 살아왔다.
부인은 유치원을 경영하면서 정계의 유력인사를 찾아다니며 함께 사진을 찍어 유치원 홍보책자에 싣기도 해 정씨가 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주변에서 미국내에도 재산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있어 부동산 사기행각을 통해 빼돌린 재산의 해외유출 가능성에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올봄부터 지방의 은행 몇군데에서 관리사무소로 집 전화번호를 묻는 전화가 걸려와 정씨가 지방에서도 사기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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