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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전쟁에서 이기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기에는 거대기업이 중소기업에비해 최고급 두뇌를 고용할수 있으며, 현대적인 연구실을갖추고있어 기술혁신에보다 성공적일 것으로 간주된다.
이론상으로 분명히 위와같은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증거를 보면오히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혁신에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과학재단(NSF)의 조사에 의하면성공적인 기술혁신 사례의단지 34%만이 거대기업에의한 것이며,특치 투입된 연구개발비당 성과를 비교하면소규모기업이 중간규모보다4배, 대규모 기업에 비해서는 무려 24배나 높은 것으로나타났다.
세계최대 수출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세계 최고의 무역흑자국 일본, 세계 제일의외환보유국 대만,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다른 나라에비해 양적·질적 측면에서 국가 경쟁력을 지탱해주는 우수한 중소기업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양적으로는 인구당 중소기업 업체수가 우리의 2배 이상이며, 질적인측면을나타내는매츨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보면 오히려 대기업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고도로 기술집약화되어있다.
하버드대에서 최근 발간된 독일의 중소기업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독일의 수츨경쟁력은 각자의 기술분야에서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한 소위 기술거인 중소기업(Mid-size Giants)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한다. 세계시장의 70∼90%를 독점적으로공급하는 기술거인 중소기업들의 몇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분석했는데 첫째 고도로전문화된 상품을 무기로 시장틈새(Market Niche)를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둘째 가격보다는 품질·성능으로 승부하고, 셋째 기술도입보다는 자체개발능력을 중요시하는 매우 기술자팁적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이러한독일의 기술거인들이 저절로 탄생한 것은 아니다.61년부터 시행된중소기업육성법에 의해 과감한 기술집약화를 유도한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80년대에 들어서서도 중소기업이고용하는 R&D인력에 대한인건비를최고연간 5천만원까지 보조해주고, 브레멘대 등 유명대학과 연계해 신기술개발 인큐베이터를 설치하여 무료로 입주케하는 등파격적이고 실효성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제도의 종류만 많았지 실질적인 혜택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신기술 기업화 투자세액공제제도의 경우 겨우 중소기업의 2.9%만이 이용하고 있을 뿐이고,90년도 업체당 기술개발관련 연간세제혜택이 22만원 정도다. 더욱이 재테크의 수익률이 기술개발의 수익보다 높아 중소기업의 연구개발투자가 선진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며,경쟁대상국보다 2∼3배의 기술개발 금융비용을부담하는 기업환경하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거인이 탄생할리 만무하다.세계 일류의 부품을 생산할수있는중소기업이 있어야만 대기업도 살수 있다. 이제 보다 과감하고 파격적인중소기업의 기술집약화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무엇보다도 중소기업 기술 고도화의최다 현안인 기술인력의 충분한 확보가 가능하도록 획기적인 조치가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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