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울릉도』<서울압구정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먹거리가 흔해진 세상이지만 맛깔스럽고 담백한 음식을 마주하는 「멋」은 그리 쉽게 찾아지는게 아니다. 푸르디 푸른 울릉도 앞바다의 한귀퉁이를 뭉텅 베어 수족관을 꾸미고, 보기만 해도 시원한 그 푸른 수족관의 바다에서 투명하게 헤엄치는 오징어를 건져내면 살아있는것만이 가질수 있는 싱싱함이 힘있는 꿈틀거림으로 전해온다. 마치 바다를 가르듯 능숙한 솜씨로 회쳐 한입 베어 물어보라. 입안 가득히 번지는 비릿한 바다내음, 술향기 서늘한 바다바람의 격동.
오징어요리 전문점 「울릉도」(서울압구정동 갤러리아백하점건너편 (516)4747)에서 찾을수 있는 멋이다.
바다에서 막 건져낸 오징어를 회치변 투명한 백색의 육질이 맑은 청옥빛깔을 띠게 되는데 이 색상변화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또하나의 별스러움. 죽은 오징어에신 절대로 관찰할수 없는 현상이다. 주인 박성봉씨(45)의 노모가 손수 담근 된장에다 투박하게 다진 마늘, 참깨, 참기름이 어우러진 양념장에 묻혀 먹는 산오징어회의 맛은 멀리 있는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게할 정도. 시원한 소주나 와인이 결들여지면 금상첨화다. 한접시에 1만8천원으로 소주 두세병의 안주감으로 넉넉하다. 순찹쌀로빚은 고추장에 15가지가 넘는 양념으로 버무린 오징어불고기는 1인분에 6천원으로 어린이나 여자들의 입맛에도 제격.
오징어의 몸통속에 찹쌀·햅쌀·소고기·간오징어등 무려 20여가지의 재료를 섞어쪄낸 오징어순대의 담백한 맛도 이집의 빼놓을수 없는 자랑거리. 한접시에 7천원. 그밖에 전골·데침·튀김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의 구미에 맞춘 오징어요리가 전부 구비되어 있는데 메뉴마다 곁들여지는 신선한 야채에다 몸에 밴 종업원들의 친질이 어우러져 자칫 과식하기 쉽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