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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국가원수 피살/지방연설중 괴한에 피격/총격전으로 장관·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등 41명 부상
【알제 AFP·로이터=연합】 모하메드 부디아프 알제리 국가최고회의의장(73)이 29일 지중해 연안도시인 안나바시에서 연설하던 도중 괴한으로부터 기관단총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지난 81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암살이래 아랍권내 최악인 이번 암살사건으로 군부주도 정부와 회교 근본주의 세력간 유혈대립으로 혼미를 거듭해온 알제리 정정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부디아프의장은 이날 동부해안 안나바시를 순시,문예회관에서 국민화합을 호소하는 연설을 하던중 경찰복장을 한 무장괴한의 기관단총 세례와 수류탄 투척을 받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관영 APS통신 등 알제리 언론들이 보도했다.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암살범은 뒤쪽에서 연단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경호원들의 시선을 흐트러뜨린뒤 다시 부디아프의장의 의자아래에 수류탄을 던져놓고 기관단총을 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디아프의장은 머리와 등에 총탄을 맞고 즉사했다.
부디아프의장의 암살당시 벌어진 총격전과 폭발로 압데누르 케라마네 산업장관과 안나바시 시장 등 정부관리들 및 경호원 등 41명이 부상했다고 APS통신은 전했다.
안나바의 한 병원 관계자는 그러나 여러명이 죽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전해 격렬한 총격전이 전개됐을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일부 소식통들은 부디아프의장이 복수의 저격범에 의해 암살됐다고 전했다.
APS통신은 사건직후 암살범이 경호원들의 응사를 받고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국가최고평의회는 국영TV를 통한 성명에서 암살범이 현장에서 체포돼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발표했다.
국가최고평의회는 부디아프의장 암살직후 비상회의를 소집,향후 정국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이번 사건을 비난하고 깊은 유감을 나타내는 성명과 함께 7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부디아프의장 암살 사건의 배후는 지난 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음에도 불구,군부 쿠데타로 집권이 좌절된 후 테러를 선언하고 지하로 잠적한 회교근본주의 세력인 회교구국전선(FIS)일 가능성이 높다.
온건파 회교도인 부디아프의장은 62년 알제리가 프랑스 식민지에서 독립하기 전까지 반프랑스 독립항전을 벌였으며 독립후 한때 공산정권에 의해 투옥된뒤 해외 망명생활을 해오다 지난 1월 총선후 FIS집권 저지에 나선 군부측에 의해 국정 최고기구인 국가최고회의 의장직에 취임했다. 실질적 정국 주도권은 그러나 국가최고회의를 장악하고 있는 군부측이 계속 막후에서 행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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