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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텃밭은“개인땅”허용/「평양포럼」참석자 실상소개(북한경제소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국유화 원칙속에 싹트는 「자본주의」/일할맛 나게… 작물 시판도/전주민 봉급·추곡가 올들어 43% 인상
지난 4월27일부터 5월4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동북아 경제포럼」(두만강개발에 관한 평양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우리측 대표단 가운데 한 관계자가 최근 북한의 실상을 소개한 보고서를 만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관계자는 7박8일동안 평양·나진·선봉·청진지역 등 북한지역을 돌면서 사람들을 두루 만나 경제·사회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왔다.
물론 이 관계자가 모은 정보중에는 옳고 그름을 확인키 어려운 내용도 적잖다.
그러나 북한의 현주소를 가늠하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은 틀림없다. 보고서 가운데 경제부문만 간추려 본다.
북한은 지난 3월1일 전주민의 봉급을 평균 43%(최저 20%∼최고 57%) 인상했다고 한다. 대외경제사업부 책임지도원(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소속) 정종에 의하면 농민들의 추곡수매가도 일률적으로 전년대비 43% 올려주었다.
과학원 채굴공학연구소 연구사의 경우 자신의 월급이 2백원에서 2백50원으로 인상됐다고 소개했다.
우리 안내를 맡았던 안내원인 조평통 서기국 참사 김영택(58세)은 자신의 봉급은 1백90원이었으며,닭한마리 값은 1백20원이라고 했다.
북한주민에 대한 식량배급량은 도시와 농촌간에 차이가 났으며,도시주민의 경우 연령 및 신분에 따라 달랐다.
우선 농촌주민의 경우 남녀노소 구분없이 1인당 1년에 3백㎏이었다. 도시주민은 하루기준으로 ▲신생아 1백g ▲1∼2세 3백g ▲인민학교생 4백g ▲중학생과 대학생 5백g ▲직장근로자 6백g ▲용광소근로자 9백g 등이라고 한다.
협동농장에는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략 20∼30대정도의 트랙터가 있다고 한다.
북한의 농촌에서는 최근 초보적이나마 자본주의적인 경제생활양식이 도입되고 있다.
농촌의 경우 한가구마다 가옥내 또는 가옥 인접지역 농토중 30평의 텃밭을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있으며,텃밭에서 경작한 생산물에 대해서는 「인민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이때 인민시장에서는 물물교환이 아니라 화폐를 통한 거래가 이뤄진다. 북한 안내원은 협동농장에서의 근로의욕 감퇴를 막기 위해 북한이 현재 30평의 개인소유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2백20V의 전원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만 1백10V를 사용한다고 한다. 두메산골의 경우 연료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지역 주민들은 장작이나 옥수수속을 주원료로 사용한다는 후문이다. 외국인이 북한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외화를 북한의 「외화바꾼 돈표」로 바꿔 이를 사용해야 한다.
북한이 환전해주는 외화는 미국 달러,일본 엔,독일 마르크,프랑스 프랑 등이었다. 북한에 체류하는 1주일동안 숙소인 고려호텔 환전소에 게시된 환율표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는데,이는 매일 환율이 변하는 변동환율제가 적용되지 않는 증거로 판단됐다.
1백달러 여행자수표를 북한 돈으로 바꿨더니 3원의 수수료를 제하고 2백15원을 내주었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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