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IMD 선정 2007 국가경쟁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10일 '2007 국가경쟁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의 경쟁력은 29위로 지난해(32위)보다 3계단 올랐다.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차지했고, 싱가포르.홍콩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국가경쟁력 조사에선 유럽 국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은 15위, 일본도 24위로 한국을 앞섰다.

세계경제포럼이 운영하는 특수경영대학원인 IMD는 매년 경제통계와 설문조사를 토대로 4개 항목별로 국가경쟁력을 조사하며 올해 분석 대상은 55개국이었다. (지난해는 61개국)

◆ 한국 27위→32위→올해 29위=한국은 2005년 27위에서 지난해 32위로 떨어졌다가 올해 29위로 3계단 올랐지만 평가항목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한국의 정부 행정 효율성은 41위에서 31위로 10단계, 인프라는 22위에서 19위로 오르며 전체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기업 경영 효율성은 지난해와 같은 3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교역.투자.고용.물가를 평가하는 경제 운영 성과 항목에선 지난해보다 13계단 떨어진 49위에 그쳤다. 산업연구원(KIET) 김대욱 박사는 "평가항목 가운데 경제 운영 성과는 다른 항목과 달리 통계 자료가 중심을 이룬다"며 "지난해보다 투자.교역 분야가 악화돼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 환율 하락으로 수출이 어려워진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높은 생활 비용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IMD는 지난해 한국이 ▶해외 직접 투자 ▶숙련된 엔지니어 확보 ▶주식시장 확대 등에서 전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정부 행정 효율성 순위는 껑충 뛰었으며, 특히 재정 정책은 16위에서 10위로 올랐다. 기업 효율성 분야도 노동시장.생산성 등 대부분 항목에서 2~15단계 올랐다. 인프라 부문에서도 교육이 42위에서 29위로 올랐고, 보건.환경.기술 분야는 전년에 비해 순위가 오르거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 유럽과 중국 약진=이번 조사에서 경쟁력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상위 6걸은 유럽 국가들이 휩쓸었다. 경제성장률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한 유럽의 경제 활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16위)은 1년 만에 순위가 9계단 올랐고, 네덜란드(8위)도 7계단이나 상승했다. 유럽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은 2004년 19위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25위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독일의 경제 운영 성과는 12계단이나 뛰어올랐고, 정부 행정 효율성도 5계단 상승해 23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지속적인 국가경쟁력 향상도 주목된다. 2005년 29위를 기록했던 중국은 지난해 18위에서 올해는 다시 15위로 뛰었다. 경제 운영 성과는 전년 3위에서 2위로, 정부 행정 효율성도 17위에서 8위로 9계단 올랐다. 인프라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IMD는 올해 중국이 해외 직접투자.도시화.정치적 안정 등에서 지난해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는 중국에 이어 러시아가 3계단 상승한 43위에 올랐고, 인도는 27위를 유지했다. 반면 브라질은 전년보다 5단계 하락한 49위를 기록했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