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 철거민촌에 큰 불/어제/2백80가구 태워 이재민 천여명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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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4일 오후 6시쯤 서울 일원동 산53 수서·일원택지개발지구내 철거민촌에서 불이 나 비닐하우스 21개동 3백20여가구중 18개동 2백80여가구를 태워 수억원대의 재산피해를 낸뒤 1시간여만에 꺼졌다.
불은 비닐하우스촌내 중앙부분에서 발생,20여분만에 전지역으로 옮겨붙었으나 저녁시간대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깨어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 불로 1천여명의 이재민이 인근 왕북국민학교에 대피중이다.
불이 나자 소방차 73대가 출동,진화작업에 나섰으나 비닐하우스촌내에 소방도로가 없고 건조한 날씨때문에 불이 삽시간에 번져 진화에 애먹었다.
경찰은 화인을 배선 불량으로 인한 누전이나 어린이들의 불장난으로 보고 있다. 한편 주민들은 『시공주인 도시개발공사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입주당시 좁은 공간내에 소방도로도 없이 빽빽하게 비닐하우스촌을 만들어 피해가 커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도시개발공사가 지난해 7월 수서·일원지역에서 택지개발사업을 시작하면서 철거당한 세입자나 원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건설한 가입주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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