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아이가 어려 노후 대비, 교육비가 걱정인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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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40대 부부입니다. 지금까지는 둘이 함께 돈을 벌다 보니 노후나 교육비 문제 등에 대해 별 고민 없이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사오정' '오륙도' 등의 말이 나오는 걸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특히 늦게 가진 아이가 너무 어려 걱정이네요.

A:강모(42)씨 부부는 네 살배기 아들을 둔 맞벌이 부부다. 아들을 부모님에게 맡기는 대신 부모님의 생활비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강씨 부부의 재테크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 집 평수를 늘리는 것과 노후 대비 및 자녀 교육을 위한 목돈 마련이다.

#광교 신도시 당첨 가능성 작아

용인의 33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강씨는 청약통장을 이용해 광교 신도시 40평형대를 분양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강씨가 당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강씨가 갖고 있는 청약통장은 총 3개. 하지만 아내 명의의 청약예금은 2004년도에 가입해 1순위 자격이 없고, 아버지의 청약저축도 불입액이 100만원 남짓해 쓸모가 없다. 결국 1순위 자격이 있는 강씨의 청약통장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광교 신도시는 '가점제'와 '추첨제'로 절반씩 당첨자를 결정하는 '청약 가점제'가 적용된다. 강씨는 주택을 갖고 있으므로 가점제에는 1순위로 청약할 자격이 없다. 결국 추첨제를 통해 청약해야 하는데, 광교 신도시는 판교 못지않은 높은 경쟁률이 예상되는 만큼 당첨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운 좋게 당첨된다 해도 자금 마련이 문제다. 44평형 아파트의 분양가를 6억원 정도로 잡고, 집값의 약 40%를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3억5000만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강씨 부부는 부채를 제외한 재산이 2억원가량이므로 주택 구입 자금이 1억5000만원 정도 모자란 셈이다.

차선책으로 용인이나 수원.안양 등의 분양 물량을 노려볼 것을 권한다. 일단 강씨 부부는 세 식구이므로 자금 부담이 큰 40평형대를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요즘 분양되는 30평대 아파트는 평면 구조가 뛰어나 과거 40평형대 아파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또 용인 등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으로 평당 800만~1200만원으로 분양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민.퇴직.개인연금 '삼각 보장' 활용

강씨의 큰 문제점은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저축액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들의 나이가 어린 점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저축액을 늘려야 한다. 40대라는 적잖은 나이이기 때문에 최우선 목표인 주택자금 마련과 함께 자녀 교육비, 노후 자금 등 다른 재무 목표에 대한 대비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하자.

우선 아들의 대학 학자금은 주식형 펀드나 변액유니버설 보험을 활용하자. 현재 대학생 한 명을 4년 동안 교육시키는 데 4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등록금 인상률을 5%로 잡을 때 매월 29만1000원(투자수익률 세후 연 7% 가정)을 16년 동안 적립해야 돈을 모을 수 있다. 만약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준비를 시작한다면 부담액은 더욱 커지게 된다. 주식형 펀드.변액유니버설 보험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간 투자하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기대 수익률이 높아 어린 자녀의 학자금 마련용으로 적합하다.

강씨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어 노후 대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지 않고 유지하면서 '퇴직연금'으로 활용한다면 노후 자금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또 개인연금 상품에 가입한 데다 부부 모두 국민연금을 납입하고 있어 선진국의 노후 대비 원칙인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라는 삼각 보장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강씨 부부가 60세가 됐을 때 필요한 예상 노후 생활비는 월 270만원 이상. 현재처럼 월 25만원을 불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30만원 정도 추가 투자하기를 권한다.

#대출금 갚는 게 돈 버는 비결

매달 생기는 150만원의 여유자금은 우선적으로 대출금을 갚기를 권한다. 대출 이자는 예금 이자보다 훨씬 높은 데다 예금은 수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을 갚아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현재 강씨의 주택 담보대출은 조건이 좋다. 2009년까지는 대출금의 절반까지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고, 2009년 이후에는 나머지 돈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가족 1인당 한 개의 보장성 보험을 들고 있는 강씨 가족의 보험 내용은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보통 일반인이 지나치게 많은 보험을 중복 가입하거나, 보장을 무시하고 자산 증식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데 강씨 가족은 보험료 대비 보장 내용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강씨는 70세, 68세인 부모님의 보험 가입을 고민 중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고령인 점과 이미 각종 질병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술이나 입원 시 혜택이 주어지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각종 위험에 대비한 보험상품은 보장 기간을 길게 잡고, 가급적 젊고 건강할 때 가입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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