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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리모델링] 집 넓히고 싶은데 장애아이 의료비·교육비도 만만찮고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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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우모(33)씨는 여섯 살, 네 살의 두 아이를 둔 30대 초반의 회사원이다. 알뜰살뜰 모은 덕분에 지난해 서울 강동구에 20평형대의 아파트를 구입해 살고 있다. 우씨 부부의 재테크 관심사는 자녀의 교육비.의료비, 노후 준비, 그리고 아파트 평형을 늘리는 것이다.

#아껴야 잘산다

급여 생활자의 고민은 알뜰하게 사는 것 같은데도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씨 부부도 마찬가지다. 부모님 용돈, 아파트 구입 때 받은 대출금 상환 등에 쓰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는 형편이다.

이럴 때 방법은 하나다. 씀씀이를 줄이는 거다. 우선 우씨의 용돈을 과감히 줄여 보자. 지갑에는 신용카드 대신 직불카드를 넣자. 현금은 소액이면 족하다. 현금이 많으면 쓰지 않아도 될 데 돈을 쓴다. 이렇게 해서 평소에 무심코 쓰는 돈을 최대한 줄이자. 또 부모님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용돈도 줄이도록 하는 게 좋겠다.

지난해 집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받은 돈도 마냥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급여 생활자의 경우 매년 성과급이나 인센티브, 급여 인상분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미리 이 돈을 예상하고 '당겨' 쓴다. 우씨 부부는 이런 돈을 대출 상환에 사용하도록 하자. 빚을 갚아 나가다 보면 대출이자도 줄어들게 돼 저축을 늘릴 여력이 생기게 된다.

한편 가장에게 소득원이 집중되어 있는 우씨 부부의 경우엔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하다. 보험금 크기와 보장 범위.기간 등을 감안해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보험료 지출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우씨네는 이 같은 원칙에 따라 보험 설계가 잘된 터라 조정이 필요치 않겠다.

#자녀 교육비.의료비 마련이 가장 시급

우씨 부부의 가장 큰 걱정은 둘째 아이의 교육비와 의료비 마련이다. 장애 극복을 위한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고 병원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수한 상황을 배제하고라도 교육비 규모를 추정해 보면 최근 3년간 전국 주요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8% 수준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5%)의 세 배를 웃돈다. 사립대학의 경우 졸업까지 교재비와 교통비.책값 등을 포함하면 최소 5000만원이 필요하다.

현재 첫째와 둘째가 대학에 입학하는 시점은 각각 13년과 15년 뒤이다. 물가상승률 3%, 등록금 인상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13년 뒤에는 약 7300만원, 15년 뒤에는 약 7800만원이 필요하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매고 부모님에 대한 죄송한 마음도 잠깐 접을 수밖에 없다.

씀씀이를 줄여 만든 돈으로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하자. 첫째 아이의 경우 매달 20만원씩 연 12%의 기대수익률로 13년간 운용할 경우 7400만원이 마련된다. 예상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 돈이다. 둘째 아이는 장애로 인한 교육비와 의료비 증가를 감안, 같은 조건으로 30만원씩 15년간 운용하면 좋겠다. 둘째가 성인이 될 때쯤엔 1억5000만원이 모인다. 이때 10년간 1500만원(성인의 경우 3000만원) 한도 내에서는 증여세가 면제된다. 과세는 원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증여 후 불어나는 돈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Q: 30대 초반 부부입니다. 그간 알뜰하게 생활해 왔다고 자부하는데 모은 돈이 많지 않네요.
장애 판정을 받은 둘째 아이의 의료비·교육비도 마련해야 하고 지금 살고 있는 20평형대 아파트도 30평형대로 넓히고 싶습니다.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요.

A:지금까지 매달 30만원씩 불입하는 국내 주식형펀드는 노후 대비 자금으로 쓰도록 하자. 55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30만원씩 연 12%의 기대수익률로 22년간 운용할 경우 2억7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집 늘리는 데 무리하지 마라

우씨 부부는 지난해 2월 재건축 정비예정구역의 21평형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고 있다. 현재 재건축 시장은 정부의 각종 규제 여파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재건축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따라서 당분간 현재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시장 변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향후 30평형대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대출금을 갚으면서 투자를 통해 자산을 키워 나가야 한다. 현 자산 규모를 감안할 때 빚을 더 지고 무리하게 집을 늘리기보다 욕심을 버리고 본인의 여건에 맞게 투자해야 한다. 갈아타기를 시도할 수 있는 적정한 시기는 1가구 1주택 양도세 면제를 받을 수 있는 2009년 이후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현재 갖고 있는 청약통장을 활용해 광교나 송파 신도시를 노려볼 만하다. 또 6월께 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분당급 신도시 청약도 시도해 본다. 그 밖에 향후 분양 예정인 아현 뉴타운 등 뉴타운 지역과 택지개발지구의 분양 물량에도 청약하도록 하자.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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