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용기자의행복연금술] 복리상품,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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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폭풍을 일으킨다.'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61년 내놓은 '나비 효과'다. 하잘것 없어 뵈는 작은 변수가 상상치 못할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재테크 역시 단 1, 2%의 연수익률 차이가 10년, 20년 뒤의 그림을 천양지차로 바꿔놓을 수 있다. 그 뒤엔 복리 효과가 숨어 있다. 복리는 한마디로 이자에 이자가 붇는 것이다. 매번 발생하는 이자나 수익을 재투자하면 돈이 불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주식 투자만으로 세계에서 두번째 부자가 된 워렌 버핏의 투자 비결도 바로 복리 투자다. 복리의 법칙을 철저히 따른 덕에 매년 25%의 평균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복리의 '마력'을 확인해 보자. 예컨대 20세 투자자가 해마다 100만 원을 연 복리 5% 수익률을 내는 금융상품과 연 복리 15% 상품에 각각 투자한다고 가정했다. 첫해에 거둔 투자 원리금은 연복리 5% 상품의 경우 105만 원,15% 짜리는 115만 원이다.1년간 두 상품의 누적 금액 차이는 10만원이다.하지만 11년 뒤인 서른 살이 되면 어떨까. 연 복리 5% 투자 상품의 원리금은 171만339원이지만 연 복리 15% 짜리의 원리금은 465만2391원으로 크게 올라간다. 차이가 294만2052원에 달한다. 41년 뒤인 60살엔? 격차가 하늘과 땅 만큼 벌어진다. 연 복리 5% 상품의 누적금액은 739만1988원. 연 15% 짜리는 총 3억804만3078원으로 치솟는다. 격차가 무려 41배나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유대계 갑부인 바론 로스차일드가 "세계 8대 불가사의가 바로 복리"라고 말한 것도 틀린 말이 아닌 듯싶다.

복리는 또 시간과도 '찰떡 궁합'이다. 똑같은 투자금, 똑같은 명목 수익률이라도 단 하루라도 빨리 투자하면 할수록 복리 효과가 더 크게 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연복리 5% 상품에 1억 원을 투자한다고 치자. 우선 30세부터 59세까지 총 1억 원 투자(매년 500만 원씩 20년간)할 경우 누적액은 2억8277만14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40세부터 투자(매년 1000만원씩 10년간)하면 59세때의 누적액은 2억1512만4646원, 50세부터 투자(매년 2000만원씩 5년간)하면 30세 투자 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인 1억4809만7480원에 그친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란 성경 구절(구약성서 욥기 8장7절) 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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