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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메가 브로드웨이 "10년만에 호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뮤지컬의 메카 브로드웨이가 지난10년 동안의 침체를 벗어나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브로드웨이는 『라만차의 사나이』에서부터 『당신을 사랑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계속 히트하는 풍성함을 보여줬다. 이 가운데 『사내와 여자들』은 개막첫날 40만달러 상당의 티킷이 팔려나가 사상최대의 기록을 세웠다. 브로드웨이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극장프러듀서연합회 조지 워첼 국장은 『이번 시즌에서 티킷 판매로 2억9천만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사상최고의 금액』이라며 『전반기동안 그렇게 강세는 아니었으나 21개의 뮤지컬이 개막돼 지난10년 동안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81년 4월에 팔린 티킷의 양은 모두 71만7천장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올4월의 판매량은 81만3천장을 기록했다. 15%정도가 늘어난 수치다.
개막편수가 늘어나면서 뮤지컬 종사자들도 활기를 띠고있다. 고용이 크게 늘고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브로드웨이에서 5개의 연극과 12개의 뮤지컬이 공연되었으나 올 4월에는 9개의 연극과 16개의 뮤지컬이 공연되고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48명의 무대 매니저와 4백35명의 음악관계자들이 종사하고 있었으나 올해에는 71명의 무대 매니저와 6백37명의 공연단이 활약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호황에 대해 위첼 국장은 『지난 80년대는 두 자리 숫자의 인플레에 물가는 치솟아 쇼를 무대에 올릴 수 없었다』며 『이제야 관객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80년대의 브로드웨이는 『캐츠』『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대형 영국뮤지컬의 공습을 받기도 했다.
뉴욕시로서는 브로드웨이가 여흥을 위한 장소만이 아니라 대형사업체이기도 하다. 뉴욕시장실에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브로드웨이가 직접적으로 고용한 인원만 1만5천8백명이고, 티킷판매원과 같은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2만8천명에 달한다는 것. 뮤지컬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쏟아놓고 가는 돈은 연간 12억9천만달러에 달하며 주차비·택시비·식사비 등까지 합하면 연간 33억달러를 넘어선다. 결국 브로드웨이에서만 7천8백만달러의 세금이 거둬진다.
브로드웨이의 모든 사람들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비관론을 펴는 연출가 제임스 프레이버그는 『작품들이 너무 늦게 개봉돼 시즌동안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몇몇 연출가들이 5월에 시상하는 토니상을 겨냥, 늦게 무대에 올리는 모험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 한편만을 시상하는 토니상을 위해 모든 작품이 늦게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풍토』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6월에 개막될 작품이 아직 두 편이나 남아있는 실정. 『안나 카레니나』『대가』가 준비를 마치고 곧 무대에 올려진다. 『대가』에서는 토니상 수상자 엘리 월러치가 주연을 맡았다. 월러치는 『이제 영국뮤지컬의 시대는 끝났다. 브로드웨이의 병들었던 시절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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