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속의 한국과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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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의 한일관계사 왜곡실태를 현재 일본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있는 일본사 교과서와 우리고교 국사교과서(90년판 기준)를 함께 분석, 항목별로 밝힌 실증적 연구서가 나왔다.
야마다 쇼지, 다카사키 소지, 정장연, 조경달 등 일본인과 재일교포 사학자 4명이 공동 집필한 『근·현대사 속의 한국과 일본』이 그것이다. 도서출판 돌베개가 지난해 일본에서 출판된 것을 이번에 번역했다.
이 책은 근·현대 한일 관계사의 주요계기가 되는 ▲강화도사건 ▲한일합방과 무단통치 ▲3·1운동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 학살 ▲정신대를 포함한 강제연행 ▲65년 한일 기본조약 ▲최근의 북한·일본 수교문제 등 25개 항목을 자세히 검토해 일본 역사교과서의 왜곡된 시각을 비판했다.
서술방법으로는 25개 항목별로 각각 일본교과서와 한국교과서의 기록을 그대로 옮긴 다음, 개별 역사사실을 인식하는데 핵심이 되는 구체적 사료를 실어 독자 스스로 객관성을 가지고 올바른 역사인식에 도달할 수 있게 했고 최근의 연구성과까지 포괄한 해설을 붙여 독자들의 폭넓은 이해를 돕고있다. 저자들은 일본의 침략, 식민지 지배의 실태, 한국사의 내재적·자주적 발전에 관한 우리고교 국사교과서의 서술이 일본의 그것보다 예리하고 설득력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편으로는 민족해방운동에 있어서 공산주의운동이 차지한 역할을 무시했고 재일 한국인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결여되어있다는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일본인들의 역사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씌어진 이 책은 우리에게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던 자료까지 정선해 제시하고 최근의 연구성과까지 도입함으로써 우리독자들이 한일관계사를 정확히 이해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72쪽·4천8백원><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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