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낙관금물 체질개선 서둘러야”/조순 한은총재 능률협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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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무리한 타업종 투자자제를
조순한국은행총재는 『기업가들이 조금 성공했다 해서 당장 생산시설을 늘리거나 다른 업종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자세는 버려야 할 것』이라며 자본비용을 무시한 기업들의 무리한 투자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조 총재는 10일 오후 한국능률협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서울 롯데호텔에서 마련한 특별강연회에 참석,「대내외 경제환경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진로」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최근 우리경제는 물가가 다소 안정되고 국제수지 적자폭이 줄어들고 노사분규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경제 각 부문에 비효율적인 요소가 그대로 남아있어 낙관할 수 없는 상태며,앞으로 2∼3년동안에 경제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등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부터 바로해야 한다. 과거 고도성장 과정에서 쌓인 경제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이 경제의 체질개선과 효율을 높이는데 장애가 되고있다. 예전에 손쉽게 통했던 정책이나 기업 경영방식에 향수를 버리지 못하는 것도 고정관념 때문인데 이런 것을 버리지 않고는 경제가 성공할 수 없다.
또 겉치레를 중시하는 자세로는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외화내빈의 기업이나 경제는 인플레 없이는 살 수 없으며,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조그만 어려움이 와도 견디지 못한다.
우리민족의 비원인 통일은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비교적 빨리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통일문제를 쉽게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통일에 대한 가장 좋은 대비는 내실을 다지고 「지력」을 발휘하는 일이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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